나는 올해로 20년 차 직장인이다.
2004년에 첫 직장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
언제 이렇게 시간이 지났는지 그 사이 강산은 두 번이나 바뀌었고 난 어느덧 중년이 되었다.
20년씩이나 일을 했는데도 회사 명함을 빼고 나면 '나' 자신은 없다.
회사는 회사일뿐 나는 아니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일한들 회사는 날 책임져주지 않는다.
그 과정 속에서 그림을 만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그림의 주제를 정하고
기획해서 시안을 만들고
새로운 재료들을 써가며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가는 일.
시간은 부족하고 막막할 때도 많지만
그래도 이렇게 몰입하는 시간이 너무 좋다.
어제도 퇴근 후 화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시간.
출장 후 며칠 만에 출근한 월요일인지라
일도 쌓여있고 이런저런 업무들 해결하느라 진이 빠져있었다.
분명 지친 채로 퇴근했었는데
화실에 도착해서는 언제 피곤했냐는 듯 초집중해서 그림을 그렸다.
마치 오늘 이 일정이 처음인 것처럼~
그리고 새로쓴 재료에 물감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올릴 수 있는지
그 감을 좀 잡은 지라, 막힘없이 술술 붓질을 할 수 있었다.
짧은 시간동안, 생각보다 많이 끝낸 작업
그리고 화실에서 가장 늦게 나오며 화실 문단속까지~
이렇게 또 한주를 시작했다.
이번주도 열심히 살아봐야지(그림을 그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