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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퇴근후작가 Jun 17. 2024

그건 내 사정이지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니 프로처럼 해야 해

지난주 금요일, 목요일 새벽까지 작업한 배경 밑작업을 선생님께 보여드렸다.

그 과정이 뿌듯했던 난 브런치에 글도 올렸었다. 


https://brunch.co.kr/@sunthing-art/68

나름 잘 나온 것 같았다고 생각했기에 당연히 선생님께 폭풍칭찬을 받을 것이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선생님께 나온 이야기는 정 반대였다.


"원을 더 작게 했어야지~ 이건 배경으로는 좀 큰 것 같은데? 다시 할 수 있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며) 저 어제 퇴근하고 새벽까지 한 건데요..."


"그럼 5~6시간 걸린 거네? 그 정도 밑 작업한 거 가지고 뭘 그래"


"........."


별거 아닌데 뭘 호들갑이냐는 선생님 말씀에 

뭔가 말을 더 하고 싶었지만 조용히 삼켜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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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직장인이라는 것.

퇴근 후 새벽까지 작업을 해도

9-6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직장인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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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말씀이 꽤 많이 서운했나 보다.

한번 다운된 기분이 잘 돌아오지 않았고 밤새 잠을 설쳤다. 


요즘 들어 선생님은 내 그림에 칭찬 대신 지적을 많이 하신다.

잣대가 엄격해지신 것이다.


선생님이 왜 그러시는지 모르는 것은 아니다. 다 안다. 


지금 나는 단순히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기에

선생님은 프로의 눈으로, 상업미술작가의 눈으로 작품을 평가하시는 것이다. 

 

여전히 내게 그림이 취미로 남아있었다면 대충 칭찬해 주고 넘어가셨을 것이다.

하지만, 선생님 제자로써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는 나는 프로처럼 그림을 그려야 하는 것이다.


내가 직장인이든 아니든 그건 나만의 사정인 것이다.


내가 직장을 다니며 그림을 그리니 그림의 완성도가 좀 떨어져도 괜찮은 것은 아니다.

나만의 사정과 상관없이, 어디에 내놓아도 나 스스로 한점 부끄럽지 않은 그림을 그려야 하는 것이다.


알지만,

그래도 선생님의 칭찬이 필요했던 요즘이었나 보다. 


하지만 나의 선생님은 전형적인 경상도 사나이이자 

그림에 있어서는 매우 냉정한 팩트폭격기가 아니신가!!! 


내가 더 잘하는 수밖에 없다. 

스스로 더 엄격해져야지.


우리 선생님이 늘 하시는 말씀


"연필선 하나, 붓질 하나. 작가는 다 의도가 있어야 한다. 그냥 하는 건 없다"


작가가 되는 것이 어려운 일인지는 알았지만 점점 막막하고 어렵게 느껴진다.


하지만 계속 다운되어 있을 수는 없으니 또 그냥 해 나가야한다. 

조금 더 고민하고, 조금 더 애써서 지난 작품보다는 좀 더 나아지게...


"그래도 선생님!!... 가끔 칭찬은 한번 해주세요... 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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