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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입이 되어버렸다. 용서할 수 없어.
맞으면 나도 함께 갈겨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게 바로 인지상정
"오빠, 내가 오빠네 집에 놀러 갔는데 친척 어른이 날 숟가락으로 때리면 어떡할 거야?"
전완근에 힘을 줘가며 타코야키를 얌전히 굽고 있던 오빠는 이 질문의 희생양이 되었다.
"너는 왜 그런 상상을 하니?"
나는 풍부한 상상력의 INTJ이고 이런 일의 대비책을 미리 만들어놔야 실제로 일어날 때 당황하지 않고 행동하지.
"오빠, 난 만약 맞으면 바로 똑같이 때려줄 거야."
"음.. 그래도 어른이 그런 거니까 좀 참아야 하지 않을까?"
그는 유교 보이
"어른이 때리면 맞아야 하는 거야?"
"만약, 장모님이 날 엄청 싫어해서 날 때리면 그래도 맞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똑같이 때릴순 없잖아."
페더급과 헤비급은 싸우면 안 되지만 이 상상 속의 어른과 나는 체급이 비슷한데. 그리고 만약이 아니라 실제로도 장모님은 오빠 싫어해.
"전에는 어른이 듣기 싫은 말을 해도 듣고 있으라며. 어른이라면 아무 말이나 해도 되고 때려도 되는 거야?"
"타코야끼 탄다. 일단 먹자."
"오빠, 그래서 내가 머리를 맞았을 때 대응법을 만들어봤어. 들어봐."
당신이 어른이니까 참아라고 했을 때부터 난 삔뜨가 나가 있었지.
1. 똑같이 때린다.
인지상정. 어른이라고 다른 사람을 마음껏 때릴 수 있는 권리는 없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하지만 전신건강이 좋지 않은 어르신의 경우 잘못 타격했을 시 영구적 대미지가 올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 필요. 타격 위치를 미리 촉진/검진하여 이상이 있는지 미리 확인해 보는 것이 좋음. 타격 전 미리 뇌질환 및 신경질환이 있는지 확인 필요. 타격 후 증상 호소하는 경우 기타 뇌질환 및 신경질환에 대한 책임 요구할 수 있음.
2. 뺨을 때린다.
이건 똑같이 때리는 것의 대신. 때리는 건 아무래도 위험요소가 크다. 뺨 때리는건 적당히 기분도 나쁘고 자존심도 상하고 모욕적이고, 그리고 소리도 찰지니까 상호 간에 좋을 듯? 쫙!! 하면 뭔가 때렸다!! 복수했다!! 하는 효과도 나고 이벤트 효과도 있음. 그러나 목을 갑자기 돌리면 혈관 파열이 돼서 사망 가능성 존재. 그런 뉴스를 예전에 봄. 고개 돌아가는 걸 방지할 목적으로 왼손으로는 상대방의 오른쪽 뺨을 잡고, 오른손으로 상대방의 왼쪽 뺨을 때리면 만사 오케이.
3. 다른 사람을 대신 맞게 한다.
아무래도 유교사상을 배운 사람으로서 어른을 때리는건 미안하다. 그래서 그분의 자녀분에게 대신 맞아달라 하자. 효도하는 셈 치자.
"어때? 나의 계획이?"
"네가 맞으면 우리 가족이 가만히 있겠나. 왜 그런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해."
"오빠 가족이고 뭐고, 내가 직접 행동하는데 의미가 있다니까."
"오빠가 대신 화내 줄게."
아니 화내는 게 문제가 아니라 물리적 피해가 왔으면 물리가 가야 하는 거 아냐?
"말리지마. 난 꼭 내가 때릴거야."
딱 한놈만 걸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