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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은 Jan 29. 2024

한 모퉁이

오른쪽 아래 모퉁이

그곳을 마주 선 나는 망설인다.

넘어서면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텐데


허나 아직 소화 못한 활자들이,

금세 지나쳐버린 이야기들이

나를 붙잡는다.


어떤 책은 한번 읽고 나면

결코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아, 그래서.


나는

과거의 나, 현재의 나, 미래의 나

그 모든 순간을 잘- 조망하고픈 사람인데,

아직 들여다보지 못한 나를 영영 놓치고 다른 내가 될까 봐,

그게 두려웠구나.


들여다보고, 쓴다.

훗날 쓰일 활자는 다른 사람의 것이겠지.

그냥 이렇게 발자취를 남기련다.


모퉁이를 넘어선 순간은

나만 알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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