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확진과 격리 이후 한 동안 아무 증상도 없고 신속항원검사와 pcr검사 결과 모두 음성이어서 "내가 나름 면역력이 좋은 편이구나!"라고 생각했다.
pcr결과가 음성이라 정상 출근.
수업을 끝내고 뭔지 모를 목의 이물감. 불편함이 느껴져 자가 키트 검사를 했다.
목이 아플 때 코가 아닌 목 쪽으로 검사를 하면 결과가 더 정확한 편이라는 얘기를 들어 면봉으로 목 안쪽을 살짝 터치하고 검사액에 넣어 키트에 떨어뜨리니..
두 줄이다.
소독 티슈로 책상, 마우스, 주변 물건들을 일단 닦아내고, 교실 내 쓰레기도 모두 모아 묶었다.
메신저로 보건 선생님께 연락드리고, 부장님, 교감 선생님께 상황 전달 후 병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아보라고 하셔서 이번 주까지 제출해야 할 업무 파일들을 부랴부랴 usb에 담고, 아이들 진단 학습 평가지 묶음을 챙겨 지난주 아이와 함께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던 병원으로 향했다.
결과는 양성.
코로나 확진이다.
전날 pcr음성 결과를 받고 기뻐했는데
확진이라니.
당황스럽다.
약 처방을 받는데, 해열제를 두 가지 종류로 처방해 주셔서 약물 알러지에 대해 말씀드리고 처방을 바꿨다.
검사와 처방 비용은 3600원.
확진이라 약 값은 무료.
가장 우려했던 릴레이 확진이다
아들은 곧 격리가 끝나가는데 나는 이제 시작.
다행히 열이 높이 오르지는 않지만 목 통증이 점점 심해진다.
"엄마, 물을 안 마셔도 아프고 마셔도 아파요. 목이 찢어질 것 같은 느낌이에요."
아이가 말한 그 목 통증이 이걸 얘기하는 거였구나.
내가 아파보니 아이가 얼마나 아팠을까 짐작이 간다.
"아이는 좀 어때요? 열은 내렸나요? 집사님은 괜찮으시죠?"
"저도 확진되었어요."
"아이고, 처방받은 약 잘 챙겨 드시고 물 많이 드시고 푹 쉬세요."
간사님의 안부인사에 확진 소식을 전했다.
띵동.
"목사님께서 확진자들 챙겨드리라고 보내셨어요."
벨소리만 남겨두고 먹을거리를 한가득 문 앞에 두고 가셨다.
"아이가 아프면 엄마가 밥이라도 챙겨 주지만 엄마가 아프면 밥 하는 것도 힘들어요. 아픈 동안은 편하게 먹고 싶은 거 시켜서 드세요."
여집사회에서, 아동부에서, 여성 교구에서..
밥 사 먹으라고 상품권을 보내주셨다.
생각지도 못한 마음씀과 챙겨주심에 뭉클해져 눈물이 난다.
코로나 시기를 보내며
교회 공동체가 얼마나 큰 위로요 힘이 되는지를 새삼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연약함을 안고 품어 위로하는 공동체.
넉넉히 나누고 섬기는 공동체.
성도들의 손길을 타고
예수님의 사랑이 흘러 온다.
외부와 차단되어 격리된 공간에 갇혀 있지만
주님의 사랑 안에서 평안과 자유함을 느끼며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주심이 은혜임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