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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22. 2024
해운업체에 대한 투자심사
HMM, 장기미지급금, 부채비율
최근 블로그 구독자 분 중 한 분이 댓글을 이렇게 남겨주셨습니다.
'많이 도움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례 관련 글들이 더욱 많이 올라왔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자'라는 생각으로 블로그와 글쓰기였는데, 이상한 것들에만 신경 쓰며 살았던 것 같습니다.
외부에 대한 신경은 이제 그만하기로 하고, 대신 나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오늘 심사사례의 주인공은 바로 해운업체입니다.
최근 실적이 좋아서 그런 건지, 인수금융 만기가 돌아오는 것들이 많아서인지, 관련해서 질문들이 많아지는 것 같더군요.
HMM이나 장금상선, 에이치라인해운 같은 회사들이 대상회사로, 최근에 '아! 이런 것도 있었구나!'라는 재무적 깨달음을 새롭게 얻게 된 부분들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먼저 해운업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코로나 이후로 슈퍼사이클 흐름을 제대로 탄 업종이라고 할 수 있죠.
매출이나 수익성 양쪽 모두에서 드라마틱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으니 말 다했습니다.
다만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 주력으로 취급하는 선박 종류에 따라서 실적 변동폭이 다르다는 점.
컨테이너선을 주로 취급하는 HMM 같은 경우는 정말 어마어마한 실적 개선세를 보여주고 있죠.
곡물 등을 실어 나르는 일반 벌크선의 실적도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유조선 분야는 조금 다릅니다.
대부분 장기계약으로 체결되어 있어 최근의 좋은 해운경기흐름에서 기회손실이 발생한 상황.
물론 올 하반기 상황은 조금 개선될 여지는 있지만 과거 컨테이너선등이 보여준 괄목한 성장세는 기대하기 힘들 듯합니다.
재미있는 건 해운업 자체가 늘 대규모 투자에 노출되어 있다는 건데, 선박 당 투입되는 금액 자체가 어마어마하다 보니 그걸 커버해 나갈 수 있는 현금을 자체적인 사업으로는 절대로 조달해 나갈 수 없는 구조라는 것.
그러다 보니 선박 건조시점마다 SPC 설립은 필수라고 봐야 합니다.
이후 해운회사는 해당 선박이 운영되는 순간부터 조달된 선박금융을 우선 상환하기 위해 SPC에게 '용선료'라는 명목으로 선박금융 금융비용을 상환하기 위한 돈을 지급하게 됩니다.
물론 여기에는 선박 대용료가 포함됩니다.
문제는 이 용선료가 대상회사의 재무제표에는 차입금이 아닌 장기미지급금으로 계상된다는 점입니다.
그러다 보니 실질적으로는 차입금임에도 불구하고 차입금으로 계상되지 않는다는 것이 키포인트인데, 더 쉽게 이야기하자면 장기미지급금의 감소분도 금융비용으로 인식되어야 한다는 걸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실질적으로는!)
정리하자면 용선료라고 지급되는
'장기미지급금 감소분 + 차입금 금융비용 + 유동성 장기차입금의 합계 =A'가 해운사의 EBITDA=B를 상회하는지를 체크해야 한다는 것. (이건 정말 중요합니다!)
만약 A > B인 상황이 지속되거나, A - B의 차액이 점점 늘어나는 구조라면, 차입 없이 버티기 힘든 구조라고 해석해도 큰 무리가 없습니다.
결국 해운업체는 현금흐름이 키라고 볼 수 있는 것!
그런데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HMM을 제외한 대부분의 회사가 EBITDA로 장기미지급금 상환분과 기타 금융비용 상환을 커버할 수 없는 구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겁니다.
심지어 HMM 같은 경우에도 2020년 이전에는 어마어마하게 마이너스가 났죠.
그럼 위에서 이야기 한 A - B의 수치가 마이너스면 여신이나 투자 접근이 무조건 안 되는 건가?라는 질문을 다시 던져볼 수 있습니다.
해운업의 기본구조도 모르고 재무적인 측면에서만 이야기하는 잘못을 범할 수 있기 때문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