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급장교, 군인 월급, 인센티브
ROTC 모집인원이 10명 이하로 떨어진 학교가 나왔다는 소식입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424088
굉장히 충격적인 소식이고 ROTC 출신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드네요.
(그렇다고 제가 ROTC를 좋아한다는 말은 아님. 이상한 선배들이 많아서 힘들었고 캠퍼스내에서 베레모 쓰고 "충성"하는 것도 정말 최악이었기 때문이죵.)
반대로 제가 지원했다 떨어진 카투사는 여전히 식지 않는 인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https://www.goodmorningcc.com/news/articleView.html?idxno=404337
ROTC의 낮은 지원율을 해소하기 위해 초급 간부의 급여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회의적입니다.

물론 급여 인상을 하게 되면 모집에 도움은 되겠지만, 미군처럼 획기적으로 올리지 않는 이상 큰 효과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군인에게, 그것도 초급간부에게 7~8천만원정도의 연봉을 준다?
사회적인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겁니다.
https://www.sedaily.com/NewsView/2GP135GRLD
그것보다 더 중요하고 현실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전역 간부들에게 혜택을 추가로 주는 것입니다.
여기서 혜택 중 하나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취업'이라고 봐요.
예를들어 10대 대기업에서 초급 간부 출신 TO를 별도로 정해서 채용한다고 하면 지금보다는 더 나은 지원율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때의 혜택은 일종의 '특혜'에 가까울 정도로 파격적인 것이어야 임팩트가 있다고 봅니다.
참고로 제가 전역할 때는 삼성이나 현대차 그룹에서도 전역장교 특채가 있었습니다. (물론 저는 삼성 그룹 전역장교 공채에는 떨어졌습니다만...ㅜ.ㅜ)
이렇게 말씀드리면 'ROTC 출신이라 너무 편항된 거 아니냐?'라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만, ROTC 출신이라 솔직하게 말씀 드릴수 있는 게 있어요.
바로 정말 엄청 힘든 것이 초급장교 생활이라는 겁니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적게는 20명, 많게는 40명 정도 되는 혈기왕성한 친구들을 매니징 한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닙니다.
동시에 본인보다 10살이나 많은 주임 원사들과 원만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도 정말 어렵습니다.
https://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1/17/2021011790002.html
더불어 저출산, 고령화 때문에 인구감소 문제가 현실화 되고 있는 이때에 '국가에 대한 충성'만으로 젊은 친구들에게 희생만을 강요하는 것도 안된다고 봅니다.
어쩌면 이런 '희생 강요'가 오히려 더 불공정하다고 느껴져요.
추가로 왜 많은 사람들이 '카투사'를 지원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카투사'가 주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무엇일까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는 말.
'아무나 못가는', '선택받은 사람들만 가는 곳'이라는 이미지는 돈보다 더 중요한 가치이고 요새는 이런 것들이 더 어필한다는 걸 윗분들이 모르시는 것 같아요.
물론 거기에 속해 있는 사람들과의 유대관계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한때 ROTC여서 힘들다는 말을 하면 "그래도 당신은 병사들보다 나은 대우를 받지 않느냐?"라는 답변이 돌아왔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런 말을 하기도 힘들어진 듯.
고생하고 있는 군인들에게 따뜻한 밥 한 그릇 사주는 것도 훌륭한 일이지만,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글을 써봤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