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라디오 방송 작가를 꿈꿨다.
살랑이는 바람과 코 끝을 적시는 가을 냄새와
햇빛의 밝음,
그리고 그 안에 담긴
감내할 크기의 우울함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모름지기 작가란,
예쁜 언어들을 수놓은 그럴싸한 글이 아닌
솔직 담백 하지만, 가슴을 울리는 글을 써야 한다는 걸.
나는 예쁜 언어들을 수놓을 언어적 감각도 없지만,
누군가의 공감을 얻을 만큼
정돈된 글을 쓸 줄도 모르는다는 것을 말이다.
브런치 작가에 도전했다.
글이야 어디서든 쓸 수 있고,
누군가 내 글을 봐주길 바라는 건 아니지만, ( 쓰고 보니, 봐주면 더 좋을 것 같다^^)
브런치에서 글을 발행하면 나를 작가님으로 불러주니까.
적어도 내 버킷리스트에 '나만의 책' 만들기는 지울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브런치는 이미 알고 있었다.
나는 작가로서의 재능도,
내 일상을 솔직 담백하게 담아낼 능력도 없다는 걸 말이다.
2021년 탈락,
2022년 탈락,
하지만 내가 누구인가.
초긍정 임룰루가 아니던가.
글을 쓸 공간은 너무 많고,
정말 중요한 건 꾸준함이기에,
짧더라도 진정성 있는 글을 쓰고,
꾸미려고 애쓰지 말자 다짐하고 나니,
거짓말처럼 합격 메일을 받았다.
나는 그렇게
2023년, 세 번째 도전에서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삼수생, 브런치 작가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