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종 자발적 호구가 된다.
스타벅스 상술에 넘어가 프리퀀시를 열심히 모으고,
오픈런을 경험한 적도 있지만,
정작 증정품을 사용해 본 적은 없다.
어디 그뿐인가.
호기롭게 시작한 공부나 운동도 마찬가지다.
복습까지 다짐한 온라인 강의는 끝까지 들어 본 적이 없고,
연습장 이용권 10+1에 눈이 멀어 결국 기한 내 못 쓰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나는,
앞으로도 자발적 호구로 살아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
배우고 싶고, 경험하고 싶은 일들이 많다 보니
엄마는 내게 "일 벌이는 선수"라고 하셨는데,
일 벌이는 선수지만, 지구력이 약하고,
지구력이 약하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만 일을 만들다 보니
시간과 금전에 있어서는 호구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하지만, 이 또한 나의 경험과 자산이 될 거라고 믿으며(믿고 싶은 거겠지.)
새로운 일들을 계획하곤 한다.
2023년 1월 31일 23시 28분,
웹서핑 중 우연히 보게 된 문구,
"밀리의 서재 1년 구독권 30% 할인 마지막날"
할인 이벤트가 곧 종료된다는 말에 홀린 듯 결제했다.
나는 또 자발적 호구가 된 걸까?
아니다.
이번엔 다르다.
출근시간에, 점심시간에, 잠자기 전에,
하루 딱 10분만 읽자고 다짐하고 나니
거짓말처럼 술술 읽힌다.
부끄럽지만,
일 년에 한두 권 읽었을 책을
열흘동안 네 권 읽었으니 훌륭하지 않은가?
만약 열흘에 네 권 읽기를 목표로 삼았다면 어땠을까?
나는 성취감을 느끼기도 전에,
역시 나는 안 되는 사람. 이라며 스스로 자괴감에 빠지다가
또 금세 잊고 새로운 걸 찾아 나설 거다.
하루 10분 책 읽기.
하루 1 단어 외우기.
하루 1분 운동하기. 등등
목표를 잘게 나누고 실천하면서
뇌가 나를 "지구력 있는 사람 or 실천하는 사람"으로 인지하도록 만들어
계획보다 효과 있는 일 년을 보낼 생각이다.
2023년 키워드는 스몰스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