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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금은은 Feb 07. 2022

남친과 운전면허 빼고 다 있다

I wish

제일 친한 친구가 그랬다. 너는 너 스스로를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넌 다 있는데 왜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냐고. 남친과 운전면허 빼고 다 있는데 왜 그렇게 자신이 없냐고.


정말 눈물이 핑 돌더라... 누군가가 나를 그렇게 좋게 봐줬다는 것 자체에 너무 큰 감동을 받았다. 이런 친구 하나만 있어도 인생 성공한 건데 난 둘이나 있으니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싶다.


나도 머리로는 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전혀 자존감 낮아질 필요가 없겠지. 명문대에 영어 잘하고 취미 많고 혼자 잘 살고... 근데 아니다. 자존감이 정말 바닥을 친다. 부끄러울 정도로 바닥이다.


비교가 문제다. 상향 비교가 문제야. 내가 아무리 뭔가를 잘하면 뭐하나. 잘하는 사람 깔렸다. 아주 그냥 지천에 널렸다. 그러니 나는 절대 잘날 수가 없다.


남들한테서 좋은 것만 보고 나 스스로의 좋은 것은 못 보는 게 문제다.


내 마음이 지옥이다.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못한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은 없다. 욕도, 비난도 들어본 적 없다. 아직 어리고 애초에 많은 걸 시도하지 않아서 사람을 안 만나는 것도 있지만, 내가 만난 사람들이 그저 착해서 싫은 소리는 못 들어봤다. 운이 좋아서 내 좁은 세상 안에는 나에게 좋은 말을 해주는 사람들밖에 없다.


욕과 비난은 스스로에게서 나온다. 자기 객관화를 포장 삼아 자기 비난을 했나 싶기도 하지만 그렇게 채찍질을 안 하면 게으른 나는 안락함에 만족해 한심하게 살 걸 안다. 그게 혐오스럽다.


내게 부족한 걸 쓰려면 하루 온종일 써도 모자라다. 백만 개의 결함이 있는 나를 친구는 다 가진 사람이라 그랬다. 아니 남친과 운전면허 빼고 다 가진 사람.


나도 친구가 나를 보는 것처럼 나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나도 내 마음속 지옥에서 탈출하고 싶다.


Inner peace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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