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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목나무와 매미 Dec 25. 2023

구석구석 대한민국 국토박물관 탐방

<국토박물관 순례 1>(창비, 2023)을 읽고

우리나라는 전 국토가 박물관이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유홍준, 창비)


 저자인 유홍준 교수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권 서문에 쓴 문장이다. 이 문장처럼 우리나라는 비록 땅의 크기는 작지만 풍부한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다. 유네스코 194개 가입국 중에 등재 문화유산의 개수가 16개로 20위(2021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은 세계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를 통해 지역별로 중요한 유적지를 널리 알려온 저자가 이번에는 시대별로 유적을 정리했다. 그 첫걸음이 바로 <국토박물관 순례 1>(창비, 2023)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문화유산들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역사를 구석기부터 연결 지어 생각할 수 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지역에 숨겨져 있는 유적들을 찾고, 그 유적들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면, 이번 책은 역사를 시간의 경과에 따라 살펴볼 수 있게 해줌으로써 당시의 생활상을 더 쉽게 그려볼 수 있게 했다. 


 저자는 이번에도 그야말로 우리나라를 '구석구석' 순례했다. 연천 전곡리 구석기 유적, 울주 반구대 암각화 등의 유명한 유적지뿐만 아니라,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장소들도 찾아볼 수 있다. 부산 동삼동 패총, 울산 천전리 각석 등 교과서에 실린 유적들에 비해 덜 유명하지만 역사적 가치가 높은 장소들을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설명과 함께 실린 풍부한 사진 자료 역시 이 책의 큰 장점이다. 직접 가보지 못하더라도 유적이 어떤 모습인지, 현재 어떤 상태인지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접근이 어려운 중국의 고구려 유적들을 간접적으로나마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일부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국토가 작아 문화재가 적고 유럽보다 볼품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역시 긴 역사를 가지고 있고 그 안에서 문화의 꽃을 피웠다. 과거부터 세계와 연결되어 있었고(천전리 각석의 추상무늬, 애슐리안 주먹도끼 등) 그러한 사실을 유물들이 뒷받침해 준다. 또한, 오리 모양 토기, 고구려 고분벽화처럼 그 자체의 미적 가치가 높은 유물들도 많다. 


 저자는 책 이름의 유래를 밝히며 책의 첫머리에 이렇게 썼다.


당시 독자들은 나의  이 선언적 문구에 기쁘게 동의하면서도 반(半)은 민족적 자부심에서 나온 것으로 생각하곤 했다.

6쪽


 전 국토가 박물관이라는 말이 속된 말로 '국뽕'(나라에 대한 맹목적인 자부심)에서 나온 것이 아니냐며 의심한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했듯이 우리나라의 유적지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2권에도 다 싣지 못할 정도로 많으며 여전히 새로운 유물들도 발견되고 있다. 저자의 바람대로 이 책을 통해 우리의 문화유산과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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