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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브엄마 May 04. 2023

각자도생

‘바쁘니? 애들 맛있는 거 사주라고...

지들 할머니가 살아 계셨으면 어린이날이라고 여기저기 좋은데 놀러 가고 좋은 거 사주고 할 텐데 ‘


친정엄마의 문자 한 통이다

멀리 떨어져 있어서 자주 못 보니 어린이날이라고

용돈을 보내주셨다


친정엄마 말대로 시엄머니께서 애들 다 키워주시고 무슨 날이라고 이것저것 사주시고 애들 데리고 놀러 가시고 다 해주셨는데 돌아가시고 나니

시아버지, 시누이 모두 다 뿔뿔이다


“엄마 안 그래도 퇴근하면서 전화 할라 그랬지”

문자 답이 없으니 궁금해 전화를 거신 모양이다


“뭘 또 돈을 보내셨어요”

“아니 애들 친할머니가 항상 챙겨 주셨는데

이제 안 계시니 그것들 얼마나 안쓰럽냐... “

”너네는 너네대로 안쓰럽고 니오빠 애기들은 또

아빠 먼저 보내고 그것들도 안쓰럽고... “


시어머니께서 담낭암으로 떠나시고

몇 달 지나지 않아 친정오빠까지 혈액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친정엄마는 우리 집 오빠집 아이들이 눈에 밟혀

목소리에 기운이 하나도 없다


“에이 뭐 다 살아가잖아 없으면 없는 대로”

애써 담담한 척 엄마를 달래 본다

사실 아무렇지 않은 게 아닌데...

조카들이 눈에 밟혀 하루라도 생각 안 한 적이 없다

아빠 없는 빈자리를 한참 사춘기

중학생 아이들에게 뭘 어떻게 해줄 수 없어

더욱 생각이 난다


그러나 어쩌겠나

빈자리를 메꾸어 가며 살아 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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