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한 이유를 갖고 산 건 아니었지만..
1.
"애플워치 왜 좋아요?"
언젠가 교수님이 물어보셨다. 애플워치를 사려는데 뾰족한 장점을 못 찾겠다는 것이다. 교수님은 매일 애플워치를 차고 다니는 나를 보며 "저 선생님은 무슨 뾰족한 장점을 갖고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신 걸까.
3년 전, 첫 월급으로 애플워치를 샀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직장인이면 가져야 할 것 같아서. 업무할 때 필요한 기능이 있다고 해서. 월급 받았다고 자랑하고 싶어서. 모르겠다. 확실한 건 뾰족한 장점을 찾아서 산 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꾸준히 애플워치를 하고 다닌다. 없으면 허전하다. 애플워치를 안 한 날이었지만 습관적으로 손목을 올려 없는 시계를 본 적도 있다. 그러게, 나는 왜 매일 애플워치를 차지?
2.
점심 먹은 후에는 잠을 이길 수가 없다. 오후 2시, 3시쯤이다. 일은 해야 하고 잠은 오고. 앉은 채로 존다. 가끔 컴퓨터 화면을 보면 ;ㅓ.;ㅡ;ㅗ;ㅗ;ㅗㅓㅛㅑ 따위의 글이 써져있다. 그럴 때 업무 연락이 온다. 보통 오후에 오는 연락은 급한 일이다. 애플워치가 손목에 진동을 주기 때문에 잠시 잠에서 깬다. 급한 업무를 보낸 선생님의 팀즈는 내 잠을 깨운다. 애플워치 진동 덕분에 급한 일을 처리하고 식곤증도 이길 수 있다.
가끔, 기다리는 연락이 생긴다. 최근 일이다. 어떤 회사에 메일을 보낸 적이 있다. 메일 답장을 받기로 한 날, 언제 답장이 올지 신경은 온통 핸드폰에 가 있었다. 그래서 핸드폰을 뒤집었다. 워치로 진동이 올 거니까 핸드폰을 쳐다보지 않기로 했다. 신경은 쓰였지만 의미 없이 핸드폰 확인하는 시간을 아끼고 해야 할 일을 했다.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 기다리는 연락이 있을 때 여유로운 척 지낼 수 있다.
3.
그날 난 교수님의 기대를 만족시켜드리지 못했다. 질문에는 "그냥.., 좋아요."라고 했다.
지금이라도 교수님께 이 글을 보여드리면 답이 되려나? 너무 사소하고 사적이라 대답해 드렸어도 도움이 안 됐을 거다.
교수님은 아직 뾰족한 장점을 찾지 못하신 듯하다. 애플워치가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