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y Mr.Gump!
예약했던 항공편이 급작스레 취소되며 계획했던 시간보다 늦어진 출발시간, 대체 편으로 경유행을 제공받고 보스턴 공항에서 3시간 체류. 오전 10시면 아리조나 도착이었던 내 계획은 무산되고, 피닉스의 렌터카 사무실에 도착하니 늦은 오후. 그렇게 시작부터 꼬였던 일정을 오늘 차근차근 풀어보려고 아침을 일찍 시작했다. 디씨보다 3시간 늦은 시차에 아침기상은 순조로웠다. 모뉴먼트 밸리를 보고 오후에는 브라이스 캐년으로 향한다.
모뉴먼트 밸리의 주소는 아리조나에 속해 있으나,
영화 프레스트 검프의 그 장면에 똑같이 서서 모뉴먼트 밸리를 바라보고 싶었다.
그러려면 유타주로 넘어가야 했다.
여행할 수 있는 한정된 기간 안에,
가고 싶은 곳을 압축해서 넣었다 보니
겉만 훑을 수밖에 없는 곳이 생기기도 한다.
이곳은 나바호족(Navajo Tribal Park)이 관리하는 구역이다. 포장된 도로에서 내려 흙을 밟으며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게 모든 장소에 어른 키 정도의 철망이 줄지어져 있었다.
나바호 자치국( Navajo Nation)에 대해 간략히 쓰자면,
애리조나, 유타, 뉴멕시코주에 걸쳐 위치한 미국에서 가장 큰 원주민(American Indian) 보호구역이자 부족 자치정부의 이름으로, 관할면적이 71,000 km²에 이르러 미국의 주중 10개보다 더 넓다.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이미 차를 멈춰 세우고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이 보였다.
나도 합류.
여행을 준비하던 중 영화도 보았다. 화면도 열심히 찍어놨군.
돌아오는 길에 유타주와 애리조나 주의 경계에 세워진 양쪽 팻말 앞에서 번갈아 기념사진도 찍었다.
4계절이 뚜렷한 동부에서는 자연 자체만으론 이국적 느낌을 강하게 받지 못했지만,
애리조나의 사막 풍경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도록 매력적이었다.
살구빛의 민둥산들과 바위와 억척스럽게 자라나 있는 가시풀 뭉텅이들. 종류별 선인장은 말할 것도 없고.
작은 시냇물이 기다랗게 완만히 굽어 흐르고
푸른 초원도 가까이에 펼쳐졌다.
저 멀리는 오렌지빛의 민둥산. 브라이스 캐년에 가까워져 간다는 의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