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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ungwon LEE Aug 03. 2022

일본 여행 (+사고력)

재밌는 여행, 그리고 사고(思考)

여행 : 오사카 & 교토

입사한 지 1년 1개월이 되었을 8월에 2주간의 *휴가가 시작되었다. 대학생 때 친하게 지내던 친구와 휴가 일정이 맞아서 같이 일본 여행을 가기로 하였다. 여행할 도시는 오사카와 교토였고, 컨셉은 짧지만 현지인들처럼 시간을 보내기였다. 작은 캐리어 가방 하나에 짐을 간단히 넣어두고 3박 4일간의 여행을 시작했다.

*매년 8월에 2주 또는 3주씩 연구소 전체가 쉬는 셧다운 휴가가 있다. 정해진 시점에 긴 휴가를 쓸 수 있어 해외여행을 가기에 좋지만, 혼자만 이렇게 길게 쉰다면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


맛있는 음식을 위한 인내(忍耐)

첫날 도착해서 향한 곳은 초밥이 맛있다고 유명한 곳이었다. 휴대폰으로 검색해서 찾은 곳이었는데 가는 길이 조금 쉽지가 않았다. 버스를 두 번 갈아탄 후 꽤 걸어가니까 검색한 장소에 다다랐다. 그런데 그곳은 음식점이 모여있는 곳이 아니라 어느 작은 공장과 사무실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이런 곳에 음식점이 있나 싶어 주변을 돌아보았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잘못 검색했는지, 그 사이에 가게가 문을 닫았는지는 모르겠다.)


그때가 8월이었기 때문에 햇볕이 내리쬐고 땀이 많이 흘렀다. 자판기에서 음료수 하나씩 사서 마신 후, 오사카 시내로 향했다. 오꼬노미야끼를 판매하는 곳이 있었는데, 덥고 습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도 좀 힘들었지만 맛있는 거 먹자는 생각에 기다리기로 했다.

오사카에는 맛있는 음식점이 많은 것 같다.

가게 안에서는 야구 중계를 틀어놓았는데, 맥주 한잔과 함께 먹으니 꼭 퇴근하고 술 한잔 하는 느낌이었다.


밤에는 우메다 스카이 빌딩 공중 정원 전망대로 갔다. 7년 전 일이어서 그런지 어떻게 올라갔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난다... 사진을 보니 야경이 예뻤구나 하는 생각이 난다. 

전망대에서 찍은 사진 같다. (확실하지는 않다...)


교토 여행

2층 침대 하나만 있는 작은 게스트 하우스에서 잠을 자고 다음 날 일어나서 오사카 성으로 향했다. 일상을 느끼려고도 했지만 유명 관광지도 놓치고 싶지는 않았다. 한번 쓰윽 훑어보고 위에 올라가 주변을 구경한 후 교토로 향했다.


교토에 도착한 후 걷다 보니 꽤 넓은 절이 있었다. 친구가 검색을 해서 갔었는데 지금도 어디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별생각 없이 방문을 했다. 일본의 건물답게 내부에 정원이 꾸며져 있는데, 작은 숲을 보는 것 같았다.

더워서 그런지 방문객들이 별로 없었던 기억이 난다. (사실 유명한 곳인지도 잘 모르겠다...)


여유롭게 둘러본 후 친구가 알아본 시골 마을에 있는 온천이 딸린 숙소로 향했다. 다다미 식으로 구성된 곳이었는데, 방으로 들어서니 생선 비린내가 났던 게 아직 기억이 난다. 짐을 풀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기억은 안 나는데 사진을 보면 샤브샤브 같은 음식을 먹었던 것 같다.

방문객들이 많지 않았다. 주변 주민 분들이 찾는 곳 같았다.


다음날엔 일찍이 일어나 교토 시내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숙소에서 밖으로 가는 길이 정겹고 한적해서 좋았다. 만화에서 나오는 시골의 한 장면이 연상되었다.

평화롭고 한적한 길이었다. 그리고 햇볕도 뜨거웠다 :)


가는 길에 청수사라는 절이 있길래 잠깐 들러 보기로 했다. 버스에서 내려 걸어가는 길이 꽤 길었다. (더워서 더 길게 느껴졌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도착하고 나니 친구도 나도 덥고 목이 말랐다. 더 둘러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아 입구에서 사진만 하나 찍고 다시 돌아섰다.

저 때는 사진을 찍을 때 거의 무표정이었던 것 같다 :)


초등학교 전시회 방문

교토 시내에 들어서고 길을 걷다 보니 근처 학교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다는 포스터를 보았다. 초등학교 같았는데 궁금해서 들어가 보았다. 입구에 계신 분들이 동네 주민인 줄 알고 방명록을 적어 달라고 하는데 일본어를 할 줄 몰라 그냥 가볍게 손짓으로 인사하고 들어갔다. 아이들이 정성스럽게 만들어 놓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바닷속 장면을 연상시키는 작품들도 있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 만들어 놓아서 사진도 몇 장 찍었다.

어느 초등학교 학생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다.


교토 대학 방문

그러고 나서 교토 대학에 택시를 타고 가보았다. 일본에 있는 대학교는 어떤 모습이고, 대학생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했다. 도서관이 일반인들도 들어갈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학생 인척 자리에 앉아서 책도 조금 보았다. (일본어로 되어 있지만 전공 서적을 펼쳐 보았다.) 외관은 한국의 대학교와 큰 차이가 없었다. 도서관의 모습도 이질감을 못 느낄 만큼 같은 모습을 갖고 있었다. 분위기 또한 똑같이 아주 정숙했다.

캠퍼스 분위기가 한국과 똑같았다.
친숙한 로고가 새겨진 자전거가 있어서 하나 찍어 보았다.


그날은 오사카 시내로 와서 밤 시간을 즐겼다. 오사카 시내 야경은 화려하고 한국 도심지처럼 한 밤중에도 많은 사람들이 오고 다녔다.

오사카 시내는 야경이 더 예쁜 것 같다.

여행을 하는 동안 무엇을 먹으러 갈까, 어디를 가볼까 하는 생각만 했던 것 같다. 그래도 되는 때였고, 그러기 위해서 여행을 간 것이기도 했다.


사고(思考)의 필요성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친구와 헤어진 후 기숙사로 왔다. 그리고 다시 회사 일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사실 여행을 하던 중에도 회사 생활의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생각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면서 근심을 한쪽으로 미뤄두고 있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언젠가는 휴가가 끝나고 회사에 다시 복귀를 해야만 했으며, 문제는 다시 맞닥뜨릴 것이었다.


생각을 하지 말고 하루를 즐기면서 보내자, 마음이 내키는 대로 살자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다. 인생을 즐겁게 보내는 방법처럼 보이지만 내겐 맞지 않는 말인 것 같다. 사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사고력은 꼭 필요하다. 깊은 사고를 통해 문제를 짚어가고 해결할 수 있으며, 또한 이를 통해서 나에게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을 때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나는 정말 사고할 줄 몰랐다. 생각을 잘 못하니까 작은 문제에도 어려워하고 부정적인 생각에 계속 갇혀 지내었다.



사고할 수 있어야 회사 일도 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저는 늦게 알았습니다. 여느 일처럼 제가 하고 있는 바이어의 업무도 틀이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변수도 꽤 많은 편에 속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업무가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이러한 변수들 앞에서 사고 능력은 더 필요합니다.


예전 팀장님이 제게 "니는 일 머리가 없다"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말이 사고할 줄 모른다는 말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생각이 부족했던 제가 사고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게 된 것이 참 감사합니다. 깊은 사고력이 즐거운 회사 생활과 행복한 가정생활을 만들어 준 하나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혼자였다면 사고력을 기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저를 진심으로 생각해주고 이끌어 주는 멘토가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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