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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ungwon LEE Aug 05. 2022

사출품 단가 구조 (+마음의 연결)

고립

'생각에서 벗어나서' 브런치 북,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이유는?'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종종 회사에서 안전에 대해서 들을 때가 있다. 공장에서 근무하는 분들은 근무복과 안전화를 잘 갖추어야 하지만 사무직으로 일하는 분들은 안전에 대해서는 잘 생각하지 않는다. 자리에 앉아 있을 때는 슬리퍼를 신고 있기도 한다. 그렇지만 분명 위험한 일을 예방하기 위해서 안전 규칙을 잘 지키는 것은 필수이다.


배터리 사출품

현재 배터리와 더불어 부속 사출품 (出品, Injection)들도 맡고 있다. 배터리를 고정시켜주는 트레이 (Tray) 그리고 커버 (Cover) 및 브래킷 (Bracket)이 해당된다. 이들 사출품들은 구조의 복잡한 정도와 사이즈에 따라 금형 (Vendor Tooling)의 톤 (Ton) 수가 정해진다. 예를 들어보면 150 x 300 x 50 mm (L*W*H) 일 경우 300~500 톤 정도로 고려할 수 있다. 즉, 성인 손바닥 두 개 사이즈의 사출품을 만들어 내는데 300 톤이라는 일상생활에선 생각하기 힘든 큰 무게의 금형이 투입된다. 그래서 현장에선 안전이 굉장히 중요하게 다루어지며, 금형을 교체할 때 혼자서는 작업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출처 : Google 검색 (http://www.ideastory.co.kr/home/main_contents3/injection/)

그런데 이렇게 위험한 작업이 현장에서 동반되는 것과 반대로 단가 구조는 매우 간단하게 구성되어 있다.


단가 구조

사출품은 단가 구조가 명확하게 드러나 있는 부품류이다. 투입되는 재료의 양이 오픈되어 있고, 금형을 이용해 제품을 사출 해내는 사이클 타임 (Cycle time) 또한 현장에서 측정이 가능하다. 재료비와 프로세스 비용을 합하면 전체 파트가의 70~80% 정도에 해당하므로, (경우에 따라서 더 높을 수도 있다.) 전문적으로 사출품을 생산하는 협력사는 마진 (Margin, 이윤)을 많이 남기기 어렵다. (재무제표를 통해 3% 안팎임을 알 수 있다.)


플라스틱 소재

플라스틱 소재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한화토탈, LG화학과 같이 대기업에서 이러한 화학 제품들을 다루기도 하고, 대웅과 같이 중소기업에서 *리사이클링 소재 (Recycling Materials, 재생 소재)를 판매하기도 한다.

*사출에서 발생되는 스크랩 또는 사용하지 못하는 완제품을 잘게 분해해 용융시켜 작은 입자로 만들어 재사용할 수 있게 만든다. 경도 및 소재의 특성에 대하여 퍼포먼스가 떨어지지만 단가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어 많이 사용된다.

완성차 회사에서는 사출품에 투입되는 소재의 종류에 제한을 둔다. 환경오염에 영향이 큰 소재는 사용할 수 없게 해 놓았으며, 퍼포먼스를 충족하기 위해 제시되는 소재류가 있다. 그래서 이러한 소재들 중에서 협력사에서는 선택하여 검토를 한다.


배터리 사출품에는 PP (Polypropylene, 폴리프로필렌), GF (Glass Fiber, 유리 섬유) 및 탈크 (Talc) 첨가물 등이 많이 사용된다. 외관으로 보이는 형상에는 Pure material (순 소재)을 사용하며, 보이지 않는 사출품들 (배터리 트레이처럼)의 경우에는 재생 소재를 많이 사용한다. 단가가 낮으며 외관으로 보이지 않기에 퍼포먼스 기준을 충족하기가 쉽다.


소재 단가 (Purchase Cost)

한 번 금형을 통해 사출 되는 파트의 수를 Cavity라 한다. 1개가 될 수도 있고, 2개, 4개 등이 될 수도 있다. Cavity가 늘어날수록 금형비가 비싸진다. 이는 생산 요구 수량과 예산 (Budget)이 고려되어 결정된다.


그리고 한번 금형이 작동될 때 투입되는 소재의 양이 정해져 있다. 그에 따른 스크랩 양도 계산될 수 있다. 스크랩은 특성에 따라 폐기되기도 하나, 대부분 다시 가공하여 사용된다. 이러한 부분들을 종합할 때 단가 구조는 아래와 같이 이해할 수 있다.

*상황 예시
(투입 중량) Quantity 0.20 Kg
(사출 중량) Net 0.18 Kg
(스크랩 중량) Scrap 0.02 Kg
Kg당 소재 비용 2,000원
Cavity 1

위와 같은 상황으로 가정해 본다면 하나의 사출품에 투입되는 소재 비용은 Cavity 1 x Kg 당 소재 비용 2,000원 x 투입 중량 0.20kg = 400원이 된다.

그리고 스크랩에 대한 재 판매 비용을 계산해서 차액을 내야 한다. 스크랩 0.02Kg x Kg당 판매 단가로 계산할 수 있다. (추가로 소재를 구매하는데 따르는 물류 비, 세금 등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그리고 Tier 1 협력사에서 직접 생산하지 않고 Component (부품)로 구매하는 것이 있다. 이 경우에는 Tier 2에서 구매하는 단가가 기본적으로 그대로 파트가에 더해진다. (볼트, 너트, 스페이서 등이 해당된다.)


프로세스 단가 (Process Cost)

다음으로 프로세스에 투입되는 비용을 책정할 수 있다. 프로세스 비용은 크게 PDL (Production Direct Labor, 직접 노동비), 금형 감가상각비, 설비에 사용되는 유류비 및 작업자에게 투입되는 보충품 비용, 설비 유지비, 스크랩 또는 재작업 (Reworking) 비용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직접 노동비는 다음과 같이 계산되어 파트가에 반영된다. 먼저 작업자의 연봉을 한 해에 투입되는 작업 시간으로 나누어 시간당 비용으로 산출을 한다. 그 비용에다 해당 프로세스에 적용되는 *추가 작업 시간을 더한 후, 투입되는 작업자 수 (1이 될 수도 있고, 0.5가 될 수도 있다. 0.5라 하면 한 작업자의 50% 시간을 다른 곳에 사용한다는 의미가 된다.)를 곱하고, 그 후에 시간당 생산되는 파트 수로 나눈다. 그러면 파트 단가에 직접 노동비를 반영시킬 수 있다.

*공정이 힘들어 한 작업자가 연 이어 작업을 하지 못하고 40분 일하고 20분 쉴 경우, 이에 대한 추가 시간을 %로 계산하여 비용에 반영한다.

이와 같이 다른 부분에 대한 비용도 투입 비용과 시간당 생산되는 파트 수, 그리고 기타 외적 요소를 고려하여 산출할 수 있다.


개발비 (D&D Cost)

이 외에 고려해야 될 비용으로 개발비가 있다. 사출품의 경우 개발비는 금형비 제작에 관련된 디자인 및 테스트 비용이 해당된다. 협력사에서 제시하는 개발비를 현금 (Cash)으로 지불하거나, 협의된 파트 수량에 감가상각을 시킨다. (각각의 비용을 테이블로 만들어보면 구조를 이해하기가 더 쉽다.)


이처럼 현장에서의 작업 위험도에 비해 단가 구조가 단순한 것처럼, 삶의 문제도 아무리 어렵더라도 간단히 만들어 해결할 수 있다면 참 좋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를 못했다 OTL


고립

현장과 사무직을 통틀어 회사에서 가장 위험한 일은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회사에서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다. 그래서 고립되는 것만큼 위험한 일이 없다.


술을 잘 못 마셔서 자주 쓰러지고, 주눅이 든 채로 생활하던 모습들이 중첩되면서 점점 자존감은 낮아졌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 어려웠고, 이는 더욱 고립되게 하였다. 이렇게 되니까 퇴사만이 유일한 탈출구로 느껴졌다. 그런데 퇴사 외에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나는 이 방법을 통해 회사에서 당당하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게 되었다.


마음의 연결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고립되는 이유는 나 스스로를 잘나게 여기기 때문이다. 만약 나 자신을 평가할 때 50점을 주는데 다른 사람들이 100점으로 대한다면 항상 감사해하며 지낼 것이다. 반대로 실제 내 능력은 100점인데 나 스스로를 300점으로 여긴다면 사람들이 항상 나를 무시한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 점수를 어떻게 정할 수 있냐 싶지만, 사실 그건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을 과하게 평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에게서 올라오는 생각을 부정 (否定) 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보기에 아무리 맞는 생각이더라도 틀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만 한다면 나와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볼 수 없었던 나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고, 동시에 다른 사람의 마음과 연결된다.



이는 꼭 회사에서의 인간관계에만 해당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오만가지 생각을 한다고 합니다. 하루 동안 하는 생각의 수가 열개, 백개가 아니라 오만 개라는 거지요. 정말 맞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떠오르는 생각들을 노트에 적어보면 대부분의 생각들이 부정적인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 생각을 부정할 수 있는 연습이 꼭 필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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