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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leh Jun 25. 2023

민박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나에게 민박 신청의 여정은 길고도 험난하여, 끝이 바로 코 앞인데,… 그만 포기 선언을 하고 말았다.


주위의 권유

오롯이 남편이 손수 만든 수공예품 같은 우리 집 2층은 4-5년의 세월로 일단락 지었다. 잘 수 있고, 씻을 수 있고, 냉난방 되고, 볼 일도 볼 수 있으니 생활하기엔 무리 없는 공간이 되었다. 그러나 꼼꼼히 따져보면 손을 더 보태야 한다는 마음이 있어 우리 집 2층은 몇 년간 비어 있는 상태였다.(간간히 손님 오면 게스트룸으로만 활용) 그렇게 비어 있으니 동네 삼춘들이 “왜 방을 묵히냐”며 우리보다 더 조급한 마음을 드러내셨다. 주위의 권유도 있겠다 때마침 남편 월급도 줄었겠다 반찬값이라도 벌어야 할 타이밍이 되어 농어촌민박을 결심했다.

민박집에 될뻔 한 28제곱미터의 우리집 2층 내부



민박 신청의 기~인 여정

민박 신청을 위한  번째 스텝은 읍사무소 방문이다. 신청서와 함께 준비할 서류가 뭔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가 적혀 있는 안내문을 챙겨 와야 하기 때문이다. 서류를 보니, 가장 먼저 해야  것은 전기안전점검 신청이었다. 공사에 신청을 하고 돈을 지불(5  )하면 일정을 잡고 방문하신다. 난관은 여기서부터였다.


1. 전기안전점검으로 우리 집에 방문하셨으나 두꺼비집을 민박에 맞게 바꿔야 한다고 했다.  정확히 말하면 최근 바뀐 걸로 갈아야 한다는 것이다.   갈아 끼운  점검을 완료했다. 점검 신청 중에는 소화기며, 비상등, 일산화탄소 경보기, 유도표시 등등을 설치하면 된다. 이것도 비용이 만만치 않다.


2. 이렇게 하여 신청서와 함께 읍사무소에 제출을 했더니, 안전점검은 민박공간인 2층만 하는  아니라 우리가 사는 1층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  전기안전 점검 절차를 다시 밟았다.  번에 해도     하게  꼴이 되었다.  낭비, 시간 낭비. 에효.

남편이 손수 빚은 싱크대 가구


3. 겨우 읍사무소에 신청서 안착. 며칠  실사를 나오셨다. 설계도를 보시더니 작년에 아주 작게 다용도실을 하나 만들었는데 그게  태클이었다. 다용도실이 들어간 도면을  제작하거나 아니면 부수거나. !!! 고민 고민하다 불법은 좋은  아니니 양성화하기로 했다. 가로세로 2미터 밖에  되는 공간인데 설계비가 200이란다. 깜놀. 어쨌든 설계비에 측량비에 벌금까지 큰돈을 쓰고 나니 속이  쓰렸다. 그래! 민박해서    만회하면 되지 .


4. 이렇게 9개월이 흘렀다. 이젠 설계도면도  됐겠다 뭐가 문제랴. 다시 신청했다. 9개월 전과 비교하니 준비할 것들이  늘었다. 천장 분말 소화기 추가, 1 가스점검 추가. 비상등 추가 등등. 이런 거야 껌이지 .   쓰면 되는  아니겠어!

우리집 2층의 하이라이트, 접이식 화장실 문과 현관 중문


5. 재 신청 후 실사 나오셨다. 뜨악!! 이번엔 데크 위 천장이 문제였다. 천장이 없으면 연면적에 추가되지 않는데, 사방이 다 뚫려 있어도 비를 가리게 만들어 놓으면 연면적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집 데크 천장은 빨래용이다. 바람 없이 비 오는 날에는 비를 피해 빨래를 널 수 있다. 햇빛을 볼 수 있도록 투명 재질로 만들었다. 이것이 또 문제인 것이다. 민박을 하려면 그 투명재질을 걷어내야 한다. 2년 전 태풍 때 이 투명재질이 떨어지고 군데군데 날아가서 새로 한 지 2년도 안 됐다고요…


에이 안 해 안 해. 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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