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면서 절대로 경험하고 싶지 않았던 이혼이라는 이슈를 두고 지난 시간을 복기하며 글을 쓴다는 것이 생각보다 엄청 힘든 일이라는 걸 직접 몸과 마음으로 격공 하며 지내는 중입니다.
하루 걸러 하루마다 심한 공황발작이 생기고 긴 장마 끝에 이어지는 무더위와 열대야를 견디지 못하고 통증에 절어가는 몸을 보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를 지경입니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다고 이런 제게 새로운 병이 하나 더 생겼네요. 손가락 점액낭종이라고 하는 관절에 생기는 종양이에요.
*손가락 점액낭종 관절낭은 관절이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구조물로 이 관절낭에 발생하는 양성 종양인 손가락 점액낭종은 손의 과도한 사용이나 급성 외상 등에 의한 조직 손상이 주된 원인이라고 합니다. 손의 과다 사용이 원인인 점액낭종은 통증 등의 증상이 서서히 발현되고, 때로 감염이 발생하면 열감과 심한 통증을 호소하게 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재발이 있는 경우 부분 마취 후에 수술을 통해 제거해야 합니다.
두 번째 사진은 조금 가라앉은 후에 찍은 거예요.
지금 벌써 세 번째 재발한 상태고 통증이 제법 심한 데다열감이 있고 몸살기운이심하게 느껴져힘든 몸에통증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제게 베체트가 있어 혈관을 타고 염증이 있는 상태이고 대관절들과 손가락 관절에도 염증이 있어 병원에선 수술을 권하는데 문제는 이게오른손 엄지에 생겼다는 거예요. 제 crps가 오른팔에있거든요. 수술을 하지 않자니 이 낭종이 생긴 후론 낭종의 통증 때문에 돌발통이 계속 발생하고, 수술을 하려 해도 아픈 팔을 어떻게 건드릴지, 또 그 후에 처치나 모든 상황에 어찌 대처할지 답이 없어 답답한 마음뿐입니다.
제가 손을 과하게 사용한 일이 없는데 어쩌다 이런 낭종이 생긴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던 중에 연재 글을 올린 주말, 제 무릎에 엎드려 있는 콩이를 보곤 깨달았어요. 원인 제공자가 콩이였다는 걸요. 깊이 들어가면 진짜 문제의 원인은 콩이가 아니지만 표면적인 원인은 콩이 더라고요.
남편이 집을 나가버린 지난 10월 이후로 콩이에게 급격한 피부 문제가 생겼어요. 누나를 도와 저를 간병해 방송을 탈 만큼 저와 정서적으로 깊이 연관되어 있는 콩이는 제가 아무리 내색하지 않으려 애썼다고 해도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엄마가 얼마나 힘들어하는지를, 또 아빠가 더 이상 집에 오지 않는다는 사실이 얼마나 이상한 상황 인지를 본능적으로 파악하고 있었더라고요.
나이가 들어가며 (콩이가 올해 13살이에요) 조금씩 아픈 곳이 있긴 했지만 지난 열 달간 급격한 아토피 증세와 알레르기 반응으로 온몸의 털이 빠지고 각질이 두껍게 앉았다 탈락하면서 단 한순간도 긁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게 됐어요.
마르고 피부가 늘어지긴 했어도 똘망하고 털도 윤기있게 풍성했던 작년 콩이 모습 이에요.
좋다는 병원은 다 다녔고 결국 피부전문 병원을 찾아 온갖 검사를 다하고 새끼 때부터 있던 아토피 이슈 때문에 항상 주의하던 사료와 간식도 더 주의에 주의를 기울이며 케어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어요. 콩이는 작년 10월 이후부터 얼마 전까지 열 달 동안 넥카라를 목에 걸고 살아야 했고 저는 콩이 각질과 콩이에게 입혀뒀던 피 묻은 옷, 작은 이불, 패드 등을 모두 손빨래하며 사투를 벌여야 했어요.
넉 달에 한 번씩 침대 케어를 받는데 그때 오신 기사님께서 오죽하면 이렇게 말하시더군요.
우와... 제가 다니는 어떤 집의 침대보다 각질이 많아요. 심지어 남자아이들만 있는 집의 침대들 보다도요. 어떻게 이런 거죠? 그런데 신기한 게 각질만 많고 머리카락이나 집먼지 진드기는 전혀 없네요. 정말 신기해요!!
네! 곧 죽어도 저와 붙어 자야 하는 제 껌딱지 콩이 덕분에 침대를 청결하게 유지하려고 먼지 제거하는 초강력 돌돌이를 손에 붙이고 살았거든요^^.
콩이는 잠 잘때도 넥카라를 뺄수 없었어요.1년 만에 림프선이 지나가는 부분에 털이 모두 빠졌어요.가려움도 참지 못했어요.
세상이, 가족이, 신이 모두 저를 억까하던 순간에 하나뿐인 딸과 함께 저를 간병해 주던 사랑하는 콩이인데 제가 못할 짓이 있었겠습니까!!
다행히 바꾼 항생제가 잘 맞는지 2주 전부터는 넥카라를 벗을 수 있게 됐고 많이 지쳐 힘든 콩이를 미용 보낼 수 없던 제가 불편한 손이지만, 그리고 모자란 솜씨지만 처음으로 얼굴 미용도 해줬어요.
미숙한 솜씨지만 하다보면 점점 잘 자를수 있겠죠^^
감정이 듬뿍 실린 글을 온몸으로 쓰면서 아픈 강아지까지 케어하느라 힘든 열 달을 보냈습니다.
덕분에 손가락에 낭종도 얻게 된 거고요.
하지만 지금은 제게 닥친 현실을 제대로 마주 볼 내공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