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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미 Apr 16. 2024

방안에 코끼리가 있다

심리적 안전감을 조성한다

어댑티브 리더십에서 리더를 방안의 코끼리라는 표형을 쓴다. 구성원들 마음속에는 코끼리가 있다. 방안에 코끼리가 있으면 어떨까? 당연히 코끼리의 몸집이 커서 방안에 있는 것이 불편하다. 물건을 놓을 자리도 없고, 사람이 쉴 자리도 없어진다.  방안에 코끼리가 있고 모두가 그 코끼리 때문에 불편해 죽겠는데 코끼리를 없애자고 하는 이야긴 없고 다른 짐들을 어떻게 줄여서 좀 더 공간을 효율적으로 쓸지, 다이어트를 할지 등의 이야기만 하는 것이다. 어떤 리더가 심각한 마이크로 매니저 성향이 있고 그 사람 때문에 이미 팀의 여럿이 퇴사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은 인재를 채용할 수 있을지 논의한다면 그 리더가 바로 코끼리이다.


그러다 보니 코끼리를 언급하는 하지 않는 것이 조직의 암묵적인 규칙이 된다. 성과와 팀워크에 문제가 있는 리더를 보더라도 분위기를 해치기는 것이 두려워서 어느 누구도 이야기를 꺼내기 쉽지 않다. 예민한 문제들을 말하게 되면 조직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갈등이 유발되는 사례를 이전에도 경험했기 때문에 ‘좋은 것이 좋은 것이다'라고 얘기하면서 넘어가고 싶어 한다.  또한 문제에 대해 말하면 불만만 제기하는 사람으로 오해를 받거나 리더의 권위에 도전하는 사람으로 취급당하기도 한다. 리더들 자체가 코끼리인데 방안의 코끼리를 해결하지 않으면서 다른 물건들을 아무리 옮겨도 문제를 해결되지 않는다. 이것이 조직의 관습이다. 불편하고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리더의 권위적 심리 기제가 암묵적인 관습으로 묵인되는 것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리더는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한다는 불안감이 있으면 이로 인해 통제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그러나 업무도 늘어날수록 세세하게 파악하기 힘들다. 실무진에 비해 디테일한 지식도 뒤처질 수밖에 없다. 부하직원에게 무시당할 것으로 생각해서 그런 사실을 밝히기 어려워한다. 이런 경향은 마감이나 의사결정을 빨리 내려야 하는 압박과 두려움에 시달릴 때, 과도한 업무 책임으로 인한 피로감, 스트레스 등이 생길 때 방안의 코끼리가 생긴다. 리더들인 심리적인 불안감이 자신이 일하는 방식이나 환경의 결과라는 점을 인지하고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리더의 인식과 태도만 바꾸어도 조직 내 복잡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의사결정 과정을 최대한 단순화해 현재의 위계적 조직을 빠르게 수평조직으로 재편할 수 있을 것이다. 수많은 기업에서 일하는 혁신, 워크 스마트, 등 많은 활동을 전개하지만 효과적이지 않다. 리더의 인식 변화 없이는 입만으로는 불가능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방안의 코끼리가 리더인 것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먼저 그 말을 꺼낼 경우 초래될 위험이 두려워 그 누구도 먼저 말하지 못한다. 리더는 자신이 방안의 코끼리인지를 점검해야 한다. 자기가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를 먼저 인지할 때 변화는 시작된다.


심리적으로 안전한 환경을 조성한다.
 엔지니어, 통계 전문가, 심리학자, 사회학자 등 전문가가 모여 진행한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는 구글 내 180개가 넘는 팀을 분석해 생산성이 좋은 팀의 비결을 찾기 시작했다.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의 연구원들은 팀 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팀원들의 규범을 찾는 데 4년의 시간을 쏟았다.  2015년 말 연구 결과 발표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데 업무량이나 물리적인 공간은 크게 중요하지 않으며 대신 팀원 상호 간의 교류가 중요했으며, 특히 발언권(타인에 대한 배려)과 사회적 감수성(공감)이 그 요인이다라고 밝혀냈다. 성공하는 팀에서는 서로 배려하고 공감대 형성이 매우 잘 이뤄졌다. 예를 들어 무언의 규칙 등의 강요와 누군가의 목소리에 팀원들이 따라가는 것이 아닌 팀원 모두가 함께하며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는 등의 분위기가 팀 성과에 중요했다. 그중 팀 성과에 가장 중요한 것으로 심리적 안전(Psychological Safety)을 들었다.  심리적 안전은 팀원 간 서로 상처받지 않고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있으며 두려워하지 않고 기꺼이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글은 이 항목 외에 성공 요인을 4가지 더 밝혀 냈는데 나머지 4개의 가장 밑바탕은 심리적 안전이라고 설명한다. 


조직 내 수평적인 질적 논의가 가능하도록 구성원들이 보이지 않은 심리적 장벽을 제거하고 소통을 강화하는 심리적 안정감은 주도적이고 자율적인 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MZ세대는 안전한 환경이라고 인식하기 전까지는 자신의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나 안전한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거침없이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지금의 비즈니스 환경은 30% 이상의 직원이 MZ세대로 구성될 만큼 MZ세대와 협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뒤바뀔 수 있는 변화의 시점이다. MZ세대가 직장 선택의 중요한 요소로 꼽는 것 중의 하나가 기업 문화인만큼 그들의 특성에 맞도록 기업의 문화 또한 변해야 한다. 이제는 리더는 MZ세대가 신나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 유연한 업무 환경에서 수평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심리적으로 안정된 조직 문화를 조성해 주어야 한다.
  
미시간 MBA스쿨에서 리더십 전문가인 폴라 캐프로니(Paula Caproni) 교수는 "심리적 안전이란 팀원이 다른 팀원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무시받거나 비난받지 않을 것임을 확신하고 그 어떠한 내용의 말도 팀원들이 할 수 있는 심리 상태"라고 정의했다. 예를 들어 대도시의 한 대형 병원에서 근무하는 야간 근무 간호사가 어느 날 환자에게 처방된 약 복용량이 평소와 달리 많아 보일 경우 간호사는 책임자인 담당 의사에게 한밤중에 전화해 확인할 수 있어야 심리적 안전이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괜히 전화해서 싫은 소리를 들을까 봐 연락하지 않는다면 이 팀은 최악의 경우 생명이 위태로운 위기를 겪을 수도 있다.
  
 캐프로니 교수는 보통 기업 조직 문화에서 심리적 안전은 두 가지 상황에서 깨지기 쉽다며 너무 기본적인 것을 물어봐서 자칫 바보처럼 보일까 봐 아예 말하지 않거나, 괜히 아는 것을 말했다가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할까 봐 말을 안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이 경우 팀원들은 현상 유지만 급급하여 문제점이나 개선 방안을 찾을 노력을 하지 않는다. 심리적으로 안전성이 보장되지 못하면 조직의 침묵 현상이 나타난다. 이 침묵 현상은  조직에서 발생하는 이슈에 대해 개개인의 구성원들이 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식함에도 불구하고 인지적, 정서적 이유로 의도적으로 표현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조직 침묵은 우리나라 모든 기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조직 내 침묵이 일어나는 원인은 다양하다. 특히 리더의 소통 능력이 떨어질 경우 구성원은 커뮤니케이션상 받게 되는 감정적인 손상이나 스트레스를 회피하기 위해 침묵하다. 구성원들이 모욕감이나 무시받는 기분일 경우 전신적인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러한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사람들은 대화를 회피하는 경향이 발생하고 결국 침묵하는 조직이 된다.


구글의 폴 산타가타는 심리적 안전감을 형성하기 위한 리더가 할 수 있는 행동을 추천한다. 
 첫 번째 리더는 갈등상황에서도 부하직원을 파트너로 대한다. 사람은 누구나 이기는 것을 좋아하는 만큼 지는 것을 미치도록 싫어한다. 리더 자신도 그렇지만 부하직원도 사소한 것이라도 졌다는 느낌을 받으면 어떻게 해서든 균형을 찾으려고 한다. 이를 위해 불필요한 경쟁을 하기도 하고, 상대를 지나치게 비판하기도 하며, 이것은 조직의 협력과 창조적 활동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조직 내에 심리적 안전지대의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리더와 구성원 간 작은 갈등 상황에 직면할 때 어떻게 하면 모두가 서로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를 함께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리더라고 모든 상황에서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상하관계에서 리더는 우월적인 존재라는 심리적인 기제 작용을 의식적으로 극복해야 한다. 어떠한 상황에도, 설사 그것이 문제에 대한 잘잘못을 따지는 상황이라도, 직원들은 인간으로서 존중하고, 능력에 대한 인정 하며, 사회적 지위 그리고 자발적 의지 등은 인정해 줘야 한다. 이러한 생각은 리더와의 관계에서 신뢰를 강화하고 서로에게 긍정적인 언어와 행동을 하게 한다. 대립과 협상의 상황에서도 상대방도 나와 같은 사람으로 존중하고 언제나 누가 지고 이기고 하는 게임이 아닌 서로가 이기는 상황으로 이끌어야 한다.  
  
 두 번째는 말하기 전에 상대방이 어떻게 반응할지 먼저 감정이입 해본다. 어떤 내용을 전달할 때 상대방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를 예측해 보는 것만으로도 표현이 달라질 수 있다. 상대방에게 업무를 단순히 지시하거나 설득시키는 리더로서의 관점에서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자신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자존심이 상하거나 공격받는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 것인가라는 타인의 관점에서 생각해 본다.
 내 감정에 치우쳐 상대방에 대한 비난과 부정적 비판은 일방적으로 상대방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구성원 간의 방어적 태도를 갖게 하고 업무에 몰입하지 못하게 한다. 비난과 비판의 대신에 구성원의 관점을 먼저 고민하고 그 사람에게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먼저 준다.

한 예로, 조직 내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야 말로 그 문제의 해결방안을 가장 잘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일 수 있다. 실수한 사람을 비난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인지 해결책에 관해 정중히 물어보고 거기에 리더의 객관적인 관점을 첨가시킬 수 있다. 그 행동만으로도 그 사람의 몰입과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들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의 반복은 조직 내에 강력한 심리적 안전지대를 구축하게 한다.
  
 
세 번째 부하직원에게 피드백을 요청한다. 부하직원에게서도 배울 수 있다는 자세와 자신이 상대방의 모든 것을 알지 못한다는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점이 된다. 자신이 전달할 말에 대해 부하직원에게 피드백을 구하는 행동은 상대방의 방어적 태도를 해소하고 자신도 무엇인가 줄 수 있는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자신감을 주고, 상호신뢰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 피드백은 단순히 리더가 구성원에게 이야기할 때에만 국한되지 않고 구성원이 리더에게 또는 구성원 사이에서도 유용한 방안이 될 수 있다.


네 번째 구성원사이의 심리적 안전지대를 점검한다. 심리적 안정감을 형성하기 위해 리더와 구성원간만이 아니라 구성원과 구성원 사이의 일상 속 상호작용, 즉 매일매일의 대화와 작은 성공 경험들을 만들어야 한다. 리더는 조직의 집단가정에 가장 많은 영향력을 주는 사람인 것은 분명하지만 구성원 간의 서로 믿고 배려하는 긍정적인 상호작용도 좋은 심리적 안전지대를 형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따라서 리더는 구성원들 간의 심리적 안전시대도 주기적으로 점검해 봐야 한다.  


참고문헌 

1. 임채연(2017). 생산성 수수께끼, 구글은 이렇게 풀었다. 중앙시사매거진. 포브스, 138호

2. 윤원섭(2017). 팀원에게 부여하라, 의사소통의 자유와 역할을. 매일경제, 2017.01.27.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17/01/64229/)

3. 이상재(2019). 인재가 크는 건강한 조직의 척도 메타인지. 동아비즈니스리뷰, 267호

4. 유정식(2013). 착각하는 CEO-직관의 오류를 깨뜨리는 심리의 모든 것. 서울: 알에이치코리아 

5. 매튜 밀러, 앤디플레밍, 리사 라헤이 &로버트 케건(2014). 이 회사 직원들은 개인적 약점까지 공개할까?. 하버드비즈니스리뷰, 2014_4월

6. 유준희(2018). 적응적 조직문화 심리적 안전시대에서 시작하라. HR Insight, 18.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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