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법 2. 기술사 공부법 1

# 반복하기

by 이프로

인간의 뇌는 아직도 미지의 세계입니다. 특히 기억 메커니즘 또한 아직 명확히 알려진 바가 없지요. 다만, 몇 가지 살펴볼만한 연구를 바탕으로 공부법을 제안드리고자 합니다. 뇌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 공부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각자의 방법을 개발하실 수도 있습니다. 저의 목적은 하나입니다. 어떻게 하면 잘 공부해서, 잘 기억할 수 있을까?


첫째. 반복하기입니다.


독일의 심리학자인 헤르만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에 따르면 인간은 습득한 지식을 24시간 안에 약 67% 정도 잊어버립니다. 20분 안에 절반정도를 잊어버리는 뇌의 망각속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속도가 느려져 하루 67%, 한 달 쯤엔 80% 정도를 잊어버립니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공부한 것을 뒤돌아서면 잊어버린다는 수험생들의 말은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라는 것을 이해하신다면 스스로를 책망하거나 포기할 일은 줄어들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공부해야 하느냐? 뇌의 망각현상을 이해하셨다면 답은 하나입니다. 반복하기. 진부한 답변일지 모르겠지만, 반복해서 보다 보면 저절로 알게 됩니다. 즉, 장기기억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제 경험 상 공부에 지름길은 없었습니다. 답답하더라도 성실하게 쌓은 지식만이 제 것이 되었습니다. 다만, 어떻게 반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지 말씀드리려 합니다.


뇌의 기억체계는 하루종일 받아들인 정보를 단기기억에 저장합니다. 이 단기기억들은 매일 잠을 자면서 정리됩니다. (때문에, 수면은 매우 중요합니다. 잘 자는 것도 공부 잘하는 방법입니다. 헤헤) 의미 없는 기억은 저 멀리 무의식으로, 과거의 기억과 연계성이 있는 기억들은 각각의 자리에 분류되어 장기기억으로 넘어가게 되지요. 장기기억으로 넘어간 우리의 지식도 자주 인출되지 않으면, 또다시 무의식으로 가라앉게 되는데요. 결국 지속적인 인출과정이 필요합니다.


최근 뇌과학이 발전하면서 인간의 뇌는 인생경험과 의도적 학습에 의해 변화하고 재조직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신경가소성이라고 합니다. 세포 중에서 유일하게 늙지 않는다고 하니, 우리의 뇌는 쓰는 만큼 발달되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에 따르면, 신경가소성을 향상하는 방법(효과적인 공부법)으로 인출연습, 간격두기, 예행연습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1. 인출연습은 스스로 쪽지시험을 보는 것과 같은 기억인출 연습을 하라는 겁니다.

예를 들어, 어려운 내용을 말로 설명해 보면, 스스로 개념이 부족한 부분을 알게 됩니다. 일정간격을 두고 테스트를 해 보셔도 됩니다. 제목만 보고 핵심내용 떠올리기, 기출문제 추출해서 답안 작성 해보기, 기본 역학문제 풀기반복 등 자기 테스트는 복습이자, 효과적인 인출연습입니다.


2. 간격두기는 매일 복습이 아니라, 일정한 간격을 두고 복습할 때 더 효과적이라는 것인데요. 매일 하는 것보다 일주일 간격이 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왜냐면 일주일 만에 기억을 떠올리려면, 우리의 뇌는 더 큰 에너지를 써야 합니다. 그 수고로움이 기억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3. 예행연습은 다양한 형태로 연습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내용입니다.

예를 들어 농구 슛을 연습할 때는 다양한 거리에서 던져봐야 합니다. 농구공을 일정거리에서만 던지는 것이 아니라, 레이업 슛도 던져보고 3점 슛도 던져보라는 겁니다. 슛에 대한 효율적 학습은 다양한 거리로 뇌를 훈련시켰을 때, 오히려 지금의 위치를 더 명확히 인지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세 가지를 염두에 두시고, 공부에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특히, 책에서 '정교화'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요. 기억의 네트워크를 다양화하라는 겁니다. 반복할 때 하나의 수험서만, 하나의 방법으로 반복하시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면, 같은 수험서를 반복해서 보면 뇌는 연결루트가 하나만 형성되므로 잊히기 쉽습니다. 공부하는 것도 지루해집니다. 수험서를 보다가 모르는 것을 유튜브를 찾아보면 기억의 루트가 또 하나 연결됩니다. 기본서를 찾아보셔도 됩니다. 포털도 찾아보시고, 현장경험도 버무리십시오. 지식의 접근통로를 여러 방향으로 만드십시오. 우리의 뇌는 경험과 학습이 병행될 때 장기기억으로 전환이 더 잘 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거냐는 외침이 들립니다. 요약정리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반복하십시오. 단 일주일 간격으로 전회 배운 내용을 쪽지시험을 보든지, 이면지에 마인드 맵으로 정리해 보든지, 말로 설명해 보든지, 마음에 드는 방법으로 인출하면서 반복하십시오. 공부할 때는 수험서만 보시지 마시고, 기본서나 유튜브 영상자료 혹은 기타 이미지 자료를 찾아보시면서 기억을 강화하십시오. 수험서만 볼 때보다 공부시간이 더 걸릴지 몰라도, 전체 수험기간은 더 짧아지실 겁니다.


처음 기술사 공부를 시작해서 진도만 쫓아 앞으로 전진하다 보면, 내용을 잊어버리게 됩니다. 책을 한 권 다 끝내고 다시 보면, 또 새롭습니다. 이걸 공부한 적이 있었나? 하는 마음이 듭니다. 물론 처음부터 시작하고 끝내기를 반복하다 보면 장기기억을 넘어가긴 하겠지요. 그 과정에서 지치고, 포기하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어떤 이는 답안 샘플을 그냥 필사하라고 권유하기도 합니다. 필사를 하긴 했는데, 자신에게 남아 있는 것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전략 없는 공부는 시간낭비입니다. 백전백패입니다.


제가 토질 및 기초기술사 공부를 할 때, 초등학생 두 아이가 그림 그리고 놀던 유아칠판이 있었습니다. 토질 및 기초 기술사 공부량이 어느 정도 채워졌을 때, 아이들 앞에서 칠판에 그림을 그리며 설명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듣지 않았지만, 혼자서 열심히 설명을 했습니다. 말로 인출해 내는 것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었습니다. 정확한 단계별 로직이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으면, 설명을 하다 막힙니다. 그때마다 그 부분을 찾아보고, 다시 설명했습니다. 제게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또, 수험서로 단련된 후 기본 역학책을 10권 넘게 봤는데요. 지반분야라는 것이 흙이라는 재료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반복되거나 중복되는 내용이 많았고, 암반역학에서 공부했던 내용을 터널역학에서 보면 새로운 관점에서 기억이 강화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러한 기억의 네트워크를 강화과정은 기술인으로서 자존감도 생기게 해 주었습니다.


추가하여, 독서를 할 때도 한 권의 책만 꾸준히 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 권의 책을 동시에 읽습니다. 소설의 경우, 이야기의 맥이 끊기면 흥미가 떨어질 수 도 있어 끝까지 읽기도 합니다. 논픽션 책들은 여러 권을 함께 볼 때 지루함도 줄이고, 기존의 내용을 기억해야 만 하는 수고로움 덕분에 내용이 더 잘 기억되기도 합니다.


공부를 하는 환경이나 시간이 상황마다 다르므로, 저만의 공부법을 똑같이 따라 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각자의 상황에 맞게 공부하시되, 인출과 생성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특히, 자신만의 정교화 방법을 고민하시어, 실천하십시오. 뇌는 하나의 기억을 다양한 방법으로 자극받았을 때 훨씬 효율적으로 기억합니다. 자신만의 기억의 궁전을 만들어 보십시오. 각자의 공부패턴에 맞게, 장기기억 이론을 떠올리시면서 장기기억화 하는 자신만의 반복학습법을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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