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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프로 Nov 10. 2023

[서평] 욘 포세 - 3부작

# 노벨문학상

2023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의 대표작 3부작을 읽었다. 노벨문학상을 발표할 때마다 작가에 대한 호기심, 궁금증이 있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이유가 뭘까? 에 대한.


3부작을 덮고 나서, 그를 수식하는 살아있는 천재라는 표현이 공감되었다. 정말 새롭다.


인간 본연 날 것들인, 배고파. 졸려. 춥고, 힘들어.라는 단어가 반복되는데, 마치 시 같다. Poem. 소설인지, 시인지... 이게 뭐지? 싶다.


시공간이 혼재되고, 실체와 영혼이 함께 한다. 그런데 어색하지 않고 아름다우며 몽환적이다. 드러나는 사건은 단순하지만, 그 이면의 이야기를 수없이 상상하게 한다. 친절한 설명은 없지만, 단순한 사건이 그 배경이 되는 서사를 짐작하게 한다. 너무나 매력적이다.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었다.


3부작은 아슬레와 알리다의 이야기다.

1. 잠 못 드는 사람들

2. 올라브의 꿈

3. 해 질 무렵


1. 아슬레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17살 어린 청춘들은 함께 지낼 곳, 하룻밤이라도 묵을 곳을 찾아 헤맨다. 그러는 와중에 아슬레는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어린 알리다는 곧 출산이 임박에 있었다. 어느 노파 집에서 아이를 낳지만 그녀가 그 도시의 산파였다. 하지만 그녀는 사라졌다.


2. 새로운 곳으로 옮겨, 새로운 이름으로 사는 어린 부부. 아슬레는 알리다에게 줄 반지를 사기 위해 벼리빈에 오지만, 그의 살인이 들통나 목이 매달리게 된다. 알리다는 본능적으로 아슬레가 집이 나서는 순간 죽음을 예감하고 떠나지 말라고 하지만, 아슬레는 꼭 가야 한다고 떠난다. 운명처럼.


3. 알리다는 벼리빈에 아슬레를 찾아오지만, 그의 죽음을 듣게 되고, 고향 뒬리야로 돌아간다. 25살 많은 오슬레이크의 가정부로. 결국 그의 아내가 되어 딸아이를 더 낳지만, 아슬레를 따라 바다로 간다. 그리고 그와 하나가 된다.


어찌 보면 비루한 삶의 바닥을 보여주는 불편한 이야기일 수 있다. 부족한 필력으로 줄거리가 날 것 그대로 서술되었지만, 직접 읽어보면 다를 다. 각 내용이 얽혀있기 때문에, 짧게 서술하기 힘들다. 너무나 서정적이고, 단순하고 반복되는 어구가 시적인 감각을 느끼게 다.


영혼까지 함께한 순수한 사랑을 보여주는 아슬레와 알리다의 이야기는 열린 결말로 끝을 맺는다. 모든 게 운명의 수레바퀴 속에서 굴러가는 듯한 등장인물들의 삶이 우리 인생과 오버랩된다. 


읽는 내내, 굉장히 새롭고 신비로운 느낌을 받았다. 역시, 노벨문학상을 받는데 이유가 있다. 이 뭉클한 감정을 어떻게 활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완전히 새로운 장르다. 클래식하다.


북유럽 작가들은 뭔가 우리와 정서적으로 통하는 게 있다. 창문 넘어 도망친 백세 노인의 요나스 요나슨, 오베라는 남자의 프레드릭 베크만. 모두 북유럽 소설가들인데, 그들의 공동체적 정서나 단순한, 깔끔한 문장들이 우리의 정서와 닿아 있다는 생각이 다.


오랜만에 나의 눈을 띄우멋진 소설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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