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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프로 Mar 09. 2024

상식이 지식이 된 요즘

# 선택과목

아이들과 이야기하다가 가장 허무해질 때가


그건 학교에서 안 배워요~


할 때다.


지금 아이들은 국어를 공통분야인 문학, 비문학, 독서 외에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다. 수학은 공통수학 외 미적분, 기하, 확률과 통계 중 선택하고, 과학은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중 선택한다. 아이들이 이과라 문과선택과목은 잘 모르겠다.


내가 수능을 볼 때는 다 똑같이 봤다. 국어, 수학, 외국어, 과학탐구 이렇게?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전 과목을 배우니 그 모든 것이 내겐 상식이었다. 요즘 아이들은 선택과목이 아니면, 알지 못한다. 그런데 그것이 너무 당연하게 생각된다는 것이 거슬린.


그저 상식이었던 것들이 지식이 된 듯 한 기분이다. 그게 진보하는 시대의 방향일까? 이런 고민이 든다. 공대녀로 살면서 미적분은 너무나도 중요했지만, 기하도 확률과 통계도 중요했다. 삶에서 무 자르듯 나눠지는 일보다 복합적으로 이해하고 사고하며 해결해 나가야 하는 일이 훨씬 많기에 두루두루 알아야 한다는 것이 지론이다.


과학도 먹고사는 몸뚱이에 대한 상식, 해가 뜨고 지고, 별을 보며 그 먼 거리를 생각해 보는 낭만, 힘과 변형을 통해 삶의 외력과 내력을 통찰하는 지혜, 우리 생활에 너무나 밀접한 온갖 화학 물질들에 대한 주의를 키우기 위해서는 생물도 지구과학도 물리도 화학도 모두 너무 중요하다.


그런데 선택한 과목 외에는 잘 모른다.

모르는 게 당연하다.


상식이 많은 엄마는 지식과잉 노잼, 설명충이자 시대에 뒤떨어진 올드맘이다. 그냥 그렇다. 이게 역사가 나아가는 방향이자 사회가 발전하는 방향인가?


지식이 상식이 되는 교양 있는 세상을 꿈꾼다.

 

너튜브에 추천해 주는 옛 정치인, 대통령의 품격 있는 태도와 정치관에 가슴 찡한 요즘, 소망한다. 그런 사회를.


상식이 지식이 되지 않고,

지식이 상식이 되는 품격 있는

세상으로 나아가길.


우리 아이들은 잘못이 없다. 어른들의 잘못일 뿐.

아이들과 품격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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