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과 내 글이
아들과 함께 아산병원 다녀오는 길,
센트럴시티역으로 가는
강남역 부근을 지나는 지하철 7호선 안에서
바람에 출렁이는 한강을 보았다.
몇 년 전, 일요일마다 보았던 한강과는 다르게
강물이 나를 집어삼키고 싶어 한다.
강물 속에서 침몰하지 않고
강물을 거슬러 올라, 강물 속에서 부대끼면서
'서울이라는 낯선 이름'에 익숙해지고 싶다.
남들은 귀향하거나 귀촌할 나이
나는 다시 서울살이를 꿈꾼다.
여름의 푸른 끝에 매달려 있는 능소화꽃이
서울은 사람이 살 수 없는
각박하고 황량한 도시라고 생각한
나의 편견과 오만을 비웃듯
선연한 주홍빛으로 낭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