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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렛(Chiplet), 반도체를 재조립하다

차량 반도체의 진화 방향을 바꾸는 새로운 설계 방식

by Jake Shin

최근 저희 회사도 칩렛 기술을 선행개발 중이라고 공유 받았습니다. 이기종의 칩셋을 하나의 다이에 묶는 구조로 효율화하는 목적였습니다.


반도체는 그동안 ‘더 작고, 더 빠르게’ 발전해 왔습니다. CPU, GPU, 메모리, 통신 모듈을 모두 하나의 칩 안에 담은 SoC(System on Chip) 구조는 이런 흐름의 정점이었죠. 하지만 기술이 미세화될수록 풀어야 할 이슈들이 발생하게 된다고 헙니다.


5 나노, 3 나노 공정으로 갈수록 설계는 복잡해지고, 제조비용은 폭등했고 조금만 결함이 생겨도 거대한 칩 하나가 통째로 불량이 되니, 효율은 떨어지고 리스크는 커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칩렛(Chiplet)’입니다. 하나의 거대한 칩 대신, 기능별로 잘게 나눈 작은 칩들을 하나의 패키지 안에 묶어 조립하는 방식이죠. CPU, GPU, NPU처럼 각자의 역할을 가진 칩들이 하나의 두뇌처럼 함께 일하는 구조입니다.


이번글은 칩렛에 대해 자동차 업계사 주목하는 이유, 핵심기술, 현황, 가치등에 대해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스터디할수록 새롭게 느껴지는 영역 같네요.




[자동차가 칩렛에 주목하는 이유]


자동차는 이제 “움직이는 컴퓨터”입니다.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인포테인먼트, AI 인식 등 모든 기능이 반도체 위에서 실행되고 있죠.


문제는 차량마다 필요한 성능이 다르다는 겁니다. 고급형은 더 많은 AI 연산과 그래픽 처리가 필요하고, 보급형은 안정성과 비용이 더 중요하죠. 기존 SoC로는 이런 다양성을 모두 만족시키기 어렵습니다.


하나의 칩으로 모든 기능을 통합하면 유연성이 떨어지고, 개별 차량 요구에 맞추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동차 업계는 칩렛은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칩렛 구조를 이용하면 CPU, GPU, AI 칩을 필요에 따라 조합해 하나의 패키지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차량용 반도체를 맞춤 조립”할 수 있는 셈입니다.


[칩렛이 작동하는 원리]


칩렛은 기본적으로 세 가지 기술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먼저, 기능 분리(Partitioning)입니다.

하나의 칩 안에 있던 여러 기능을 나누어

CPU, GPU, NPU, I/O 등으로 각각 독립시킵니다. 각 칩렛은 역할에 따라 가장 적합한 공정에서 만들어집니다. 예를 들어, 고성능이 필요한 CPU는 3 나노 공정에서, 비교적 단순한 I/O는 7 나노에서 제작되는 식입니다.


다음은 초고속 연결(Interconnect)입니다. 서로 다른 칩렛이 마치 한 몸처럼 동작하려면 데이터가 빠르고 안정적으로 오가야 하죠.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게 UCIe(Universal Chiplet Interconnect Express) 같은 표준입니다. UCIe는 칩렛간의 공통 언어 역할을 하며, 서로 다른 제조사의 칩도 연결할 수 있게 만듭니다.


마지막은 첨단 패키징(Advanced Packaging) 기술입니다. 여러 개의 칩렛은 한 패키지 안에 정밀하게 배치하고, 전력과 열을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이죠. (TSMC의 CoWoS, 인텔의 Foveros, 삼성의 I-Cube가 대표적임) 이 덕분에 칩렛 간의 거리가 줄고, 전력 손실도 크게 감소합니다.


[칩렛을 가능하게 한 핵심 기술들]


렛의 개념을 실현하려면 단순한 조립 이상이 필요합니다.


먼저, 칩렛 하나하나의 품질을 보장하는 KGD(Known Good Die) 검증이 필수입니다. 불량이 없는 다이만 골라야 전체 시스템의 신뢰성이 확보되니까요.


또한, 여러 칩렛은 함께 설계하려면

EDA(전자설계자동화) 툴이 발전해야 합니다. 칩셋 간의 전력, 신호, 발열, 타이밍 등을 통합적으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어야 하죠.


마지막으로, 보안과 전력 관리도 중요합니다. 칩렛 간 통신이 늘어나면 해킹 위험도 커지기 때문에 보안 엔클레이브(Root of Trust) 구조가 적용되고, 전력 최적화(DVFS ) 기술이 함께 사용됩니다.


칩렛은 이렇게 여러 기술이 어우러진 결과물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작은 칩들이 협력하는 생태계”라고 할 수 있죠.


[칩렛의 활용 현황]


지금 이 기술은 이미 서버와 AI 분야에서 활발히 쓰이고 있습니다. AMD는 EPYC 서버 칩에서 칩렛 구조를 적용해 성능은 높이고 제조비는 줄였습니다. 인텔도 Xeon과 Core Ultra에 Foveros 패키징을 도입해 칩렛 간 수직 연결을 구현했습니다. AI 연산이 많은 GPU 시장에서는 NVIDIA가 HBM(고대역폭 메모리) 칩렛은 GPU와 결합시켜 AI 학습 속도와 효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제 이런 흐름이 차량용 반도체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소위 'Scalability' 추구인데 Qualcomm은 Snapdragon Ride Flex로 AI, ADAS, 인포테인먼트를 하나의 패키지로 통합하려 하고, NXP 역시 S32G/N 시리즈에서 칩렛 기반 확장성을 실험 중입니다. 즉, 차량의 등급과 기능에 맞춰 필요한 칩렛만 선택해 구성하는 시대가 곧 현실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칩렛이 가진 가치]

칩렛의 가치는 세 가지로 볼수 있습니다.


먼저, 유연성입니다.

필요한 기능을 조합해 차량 모델별로 다른 성능을 낼 수 있습니다. OEM별, 등급별로 ‘맞춤형 반도체’ 설계가 가능하죠.


그 다음은 경제성입니다.

하나의 대형 SoC를 만들 때보다 공정을 나눠서 제작하니 비용이 절감되고, 불량이 생겨도 해당 칩렛만 교체하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앞서 말씀드린 확장성입니다.

차량의 기능이 늘어나거나 자율주행 단계가 높아질 때 기존 플랫폼에 칩렛 하나를 더 추가하면 새로운 성능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즉, 차량의 업그레이드가 “하드웨어 교체가 아닌 확장”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AI 반도체로 이어지는 흐름]

칩렛은 결국 AI 반도체로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AI 연산은 CPU, GPU, NPU, HBM 같은 여러 연산 블록이 동시에 협력해야 효율이 나오기 때문이죠. 칩렛 구조를 쓰면 AI 가속기, 메모리, 제어부를 각각 다른 공정에서 만들어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조합할 수 있습니다.


성능과 전력 효율의 균형을 맞추기도 훨씬 수월해집니다. 앞으로 자동차는 SDV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AI Defined Vehicle(AIDV) 시대로 나아갈 것입니다. 그 중심에는 칩렛을 기반으로 한 AI 반도체 아키텍처가 대세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칩렛은 단순한 기술 변화가 아니라

반도체를 설계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습니다. 하나의 거대한 칩이 아니라, 작은 칩들이 모여 하나의 뇌처럼 움직이는 구조이죠. 이것이 앞으로의 반도체이자 차량 컴퓨팅의 모습아 아닐지요? 칩렛이 어떻게 고도화되고 진화 할지 기대가 됩니다.


다음 글은 칩렛과 연계한 AI반도체에 대해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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