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재주 있는 사람이 성의 없는 거 못 말려요
괜히 내가 뜨끔!
물론 난 재주 있는 사람이 아니지만, 더 할 수도 있는데 안 할 때가 대부분이다.
사무실에서도 집에서도 그렇다.
난 뭘하든 속도가 빠른 편인데, 확 몰아 하다가 지치면 쉰다.
바로 이 쉬는 때가 문제다.
쉬기 전엔 다 했다고 생각 안 한다.
근데 쉬면서 바라보면 내가 한 게 맘에 썩 들진 않고, 그러니까 다시 그걸 하기는 더 싫고.
에라, 이만하면 됐지 뭐, 나라를 구하는 일도 아닌데 이러고 덮는다.
재주도 없는데 성의도 없다.
어릴 때 쌀알에 조각하는 사람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감탄, 감동하기보다는 그걸 보는 게 너무 스트레스였다.
돋보기로 쌀알을 보면서 조각을 한다고?
대체 왜? 난 그 조각 안 보고 싶은데? 안 궁금한데? 이랬었다.
나한테는 너무 애쓰는 거 말고 즐거울 정도로만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그게 성격인 거지.
어릴 땐 이게 콤플렉스 중 하나였지만 이제는 오히려 마음 편하게 이렇게 놓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재주도 없는데 뻔뻔해졌다. ㅎ
@nomoresmoker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