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일으키는 내면의 자아와 손 맞잡기
불안이란 내가 극복해야 하는 감정이다
이틀 전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교육청 인력풀에 등록된 나의 인적 사항을 보고 전화를 걸어왔던 것이었다.
"선생님, 지금 어디 채용돼서 일하고 계시나요?"
"아니요, 아직이요. 무슨 일로 전화 주셨나요?"
"아, 이번에 교육청 학교생활교육과에서 전문상담사를 2명 모집하고 있는데, 선생님이 자격 요건이 되셔서 지원해 보시라고 연락드렸습니다."
"아, 네. 그런데 전 학교 상담 경력이 없는데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직종은 전문상담사지만 행정업무 위주의 상담이라 가능하실 것 같아요. 교육청 공고난 사항을 보시고 지원해 보시기 바랍니다. 다음 주 화요일까지 접수 마감일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화를 끊고 난 뒤 나는 곧바로 설레는 마음으로 교육청 홈페이지에 게시된 공고를 확인했다.
자세한 업무내용, 계약기간, 근무시간, 임금 등을 꼼꼼히 봤다.
우선 해당 업무에 관해 네이버에서 여러 가지 정보를 찾아보았다. 순간 나는 마음이 복잡해졌다.
'내가 과연 이 일을 잘 해낼 수 있을까?' '개학하고 하교 후에 첫째는 학원 가기 전에 중간에 간식도 챙겨줘야 하는데 어떡하지?' '내가 상담 일을 손 놓은 지 몇 년이 되었더라?'
새로운 업무에 도전은 하고 싶지만 선뜻 용기가 나질 않는다.
도대체 무엇이 그렇게 나를 뒷걸음치게 만드는 것일까?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이들은 근처에 시부모님 댁이 있으니 부탁드리면 되는 문제다.
문제는 나였다.
새로운 업무이기 때문에 일을 배워야 할 것이고, 그 스트레스가 고스란히 가족들에게 전달될 것이 분명해 보였다. '나와 가족들이 그 스트레스를 다 감당할 수 있을까?' 저 밑바닥 감정에는 '혹시 내가 새로운 일을 감당 못 할까 봐 불안해. 그리고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내가 그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나는 나 자신을 또 얼마나 자책할까?'
불안이 밀려왔다. 나는 어느 정도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쳐 부정적인 생각만 하는 나 자신이 싫어졌다. 불안한 마음들이 한데 모여져 큰 덩어리를 이루어 급 피곤함이 몰려왔다.
아이들을 재운 후 신랑과 낮에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신랑은 말한다. "네가 하고 싶은 일이면 얼마든지 도전해도 좋은데, 다만 아이들이 하교 후에는 엄마가 집에 있었으면 좋겠어." 그 말에 나는 "그런 단시간 일은 잘 나오지도 않아. 나와도 경쟁률이 너무 치열해. 서류 합격도 쉽지가 않다고."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며 결국 나는 교육청 전문상담사에 지원하는 것을 포기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공부도 있고, 하반기에는 160시간의 실습도 해야만 한다.
솔깃한 입사제안 전화였지만 냉정히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내 현실이 그러하니까.
"불안이란 나 자신을 너무 피곤하게 하기에 내가 극복해야 하는 감정이다"를 절실히 느낀 하루였다.
내게 주어진 환경을 탓하는 건 부수적인 핑계고, 결국은 '내가 그 업무를 잘할 수 있을까?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에서 오는 불안은 나를 너무 작아지게 만든다.
완벽주의 성향 탓에 너무 잘하려고만 하는 내 욕심도 한몫할 것이다.
언제쯤 나는 이 불안을 극복할 수 있을까? 언제쯤 다시 사회에 나가서 당당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까?
극복하고 싶은데 생각이 많은 나는 하염없이 극복의 문턱 근처에도 못 가고 포기하고 만다.
언제쯤이면 괜찮아질까?
생각 정리를 한 후 현재 주어진 상황에 맞는 역할을 하면서 올 하반기 평생교육사 실습이 끝난 뒤 또 다른 기회를 기다려보기로 하였다.
마음은 한결 편해졌지만, 아쉬움은 배가 되어 돌아온다.
'또 다른 기회가 올 거야. 그때는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오로지 나 자신을 믿고 도전해 보자.' 라며 마음속으로 굳게 다짐했다.
사실 결혼과 출산 후 경력단절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내 안의 불안은 점점 커져왔다.
직업상담 일을 그만둔 지는 올해로 만 10년이 되었다.
물론 중간중간에 아이들을 키우면서 짧은 시간으로 일한 경험은 있었지만, 겹겹이 지나온 시간만큼 내 안의 두려움과 불안은 떨쳐내기가 힘든가 보다.
결국은 그러한 감정들도 극복해야만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내년쯤에는 내가 정말 하고자 하는 일을 당당히 하고 있는 내 모습을 상상해 본다.
그러기 위해선 불안과 두려움 타파! 완벽주의적 성향 타파! 가 전제가 되어야만 할 것이다.
다음에는 나 자신을 굳건히 믿고 반드시 이루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