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 & Cartoon
만화나 소설을 먼저 읽고,
그 내용을 영상화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실망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책을 보면서 제 머리 속에 그렸던 그림과
다른 모습일 때가 많으니까요.
그런데
만화 ‘중쇄를 찍자’(마츠다 나오코 지음,
2021년 11월 8일 현재 13권까지 출간)는
책도 정말 재미있었고,
드라마도 아주 즐겁게 봤던 작품입니다.
‘고독한 미식가’의 고로씨가 별난 편집장으로,
‘심야식당’의 촌스러운 경찰관 아저씨가
근사한 상사로 출연하는 것을
흥미롭게 구경했었구요.
주인공을 연기한,
연기 잘하는 배우 ‘쿠로키 하루’를
이 드라마에서 처음 보고 반해서
드라마 '정성을 다해 요리첩',
영화 '온다', '일일시호일'도
찾아봤던 기억이 납니다.
유도선수로서 평생동안 금메달을 꿈꾸며 살다가,
부상을 입어 더 이상 올림픽을 노리지 못하게 된
주인공은 건강하고 씩씩하게
새로운 삶의 목표를 만들어내고,
좋아하는 만화를 만들어내는 출판사에
편집자로 들어오게 됩니다.
솜털도 없는 병아리 편집자로서
‘일’을 배우는 과정을 통해
너무나 다양한 매력으로 가득찬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자신의 일의 삶(work-life)을
풍요롭게 만들어줄 보물들을
하나하나씩
얻어가고 찾아가고
만들어갑니다.
“맡은 일만 잘하면 되지,
사람이나 관계에 대해
왜 신경써야 돼요”라는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을
코칭을 할 때 가끔씩 뵙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일을 바라보는 시각,
일을 하는 방법,
기대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업무동료나 고객과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일터-사람들을 통해
배우게 되는 것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걸요.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세심하게 관찰하며
민감하게 자신의 반응을
조율하려는 노력은
‘일’을 하는데 있어서
기대 이상의 성장을
가져다 준다고 생각됩니다.
호기심과 열정으로
반짝이는 눈동자를 가지고
에너지로 가득 찬 손과 발을
열심히 움직이는
주인공의 모습은
모두모두 멋져 보였지만,
그 중에서도
인상적이었고 부러웠던 것은
삶을 살아가는
‘자세’였습니다.
주인공을 합격시킨 이유에 대해
출판사 사장님은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그 친구,
대기실에서 나갈 때,
체축(體軸)이
전혀 흔들리지 않았어요.
마치 물새가
수면을 걷는 것 같았지요.
그런 식으로
걸을 수 있는 사람은
좀처럼 없어요.
프로 장기 기사도,
마작사도, 스포츠 선수도,
진짜로 강한 승부사는
다들 체축이 올곧습니다.
그리고 그런 인간이
무운(武運)을 갖고 있지요.
앞으로 일어날 일이
아무것도 예측되지 않고
짙은 안개가 끼어 있는 것같이
갑갑하고 막막해서
불안하고 무섭기만 한 현실에서,
두 발을 꿋꿋하게 땅에 붙이고,
자신의 몸과 마음을
튼튼하고 씩씩하게 관리하는 사람이
요새는 가장 부럽습니다.
예전에는 머리속에 들어있는 것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욕심만 있었는데,
언젠가부터는
‘건강한 몸에서 건강한 마음이 나온다’는
뻔하다고만 생각했던 말이
진짜였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에서나 봤던 어려운 상황이
실제 우리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오늘.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얻는 에너지,
그리고 몸과 마음의 건강이
우리의 삶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가를
매순간마다 느끼며 사는 중입니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경험을 했을 때,
좌절감과 우울에서 벗어날 수 있는
탄력성(resilience)은
"참고 참고 또 참지,
울긴 왜 울어(enduring)"이 아니라,
움직일 수 있게 만들어줄 에너지를
어떻게 다시 충전할 것인가(recharging)의
문제라는 말을 저는 참 좋아합니다.
최근에 제가 좋아하는 아이유 가수님의
인터뷰 영상을 봤는데,
이 탄력성에 대한
명언을 남기셨더라구요. ^____^
한 팬이 물어봤습니다.
"기분이 안 좋을 때 어떻게 푸시나요?"
아이유 가수님은 이런 멋진 대답을 해주셨습니다.
그럴 때는 빨리
몸을 움직여야 돼요.
집안에라도 돌아다니고
설겆이라도 갑자기 한다든지.
막 안 뜯었던 소포를
갑자기 뜯는다든지.
우울한 기분이 들 때
그 기분에 진짜 속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이 기분 절대 영원하지 않고,
5분 만에 내가 바꿀 수 있어"
라는 생각으로
몸을 움직여야 돼요.
진짜로!
지금 느껴지는 불쾌한 감정이
평생 갈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반드시 끝나게 된다고
자신에게 계속 이야기해주고,
가라앉은 기분이
몸과 마음을
더 바닥으로 끌어당기지 않도록
빨리 일어나서 몸을 움직인다는
아이유 가수님의 노하우가
정말 근사했습니다.
전 세계 사람들과
내가
난생 처음 경험하는
낯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때,
계획했던 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아
기운이 빠지는 경험을
아주 많이 하고 계실 거에요.
나, 너, 우리 모두 마찬가지죠.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독자 여러분이 살고 계신
순간순간마다
따뜻한 사람들과의 관계와
건강한 에너지 충전을 위한
움직임이
가득차 있기를,
그래서 이 험난한 산을
모두 함께 잘 넘어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