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윤 칼럼니스트님 / 심리학관
* 영화 <퍼펙트 데이즈 / 빔 벤데르스 감독 /
야쿠쇼 고지 출연>에 대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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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
히라야마의 삶을 보며 생각했다.
스무 살의 나는 이 영화를
지금처럼 좋아하진 않았을 거라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란
‘지루함'의 다른 표현이라고 믿던 그때의 나는,
'매일 반복되는 루틴'을 완성한 삶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 알 턱이 없었다.
오늘 한 일을 내일 또 할 수 있고,
오늘 마주친 사람과 내일도 스쳐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그때의 나는 눈치챌 수 없었다.
일상이란 달걀보다도 깨지기 쉬운 것이더라.
루틴이란 나무처럼 단단해서
제법 버팀목이 되기도 하더라.
그걸 조금 알고 나니,
이 영화의 모든 장면에 마음을 뺴앗기게 된다.
마지막 장면에서 같이 울다가 웃다가,
나도 어느새 히라야마가 되고 만다.
그가 눈치챈 것들을 나도 같이 눈치채는
이 영화의 시간이 너무 좋았다.
영화 <퍼펙트 데이즈>가 가르쳐준
이 멋진 말을 기억하며,
요증엔 자주 하늘을 올려다본다.
더 많이 눈치채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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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하루의 위대함에 대하여>
CULTURE & LIFE IN
김세윤의 비장의 무비.
* 저자 : 김세윤(영화 칼럼니스트)
시사IN / 2024.07.16 / p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