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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나순이 Oct 03. 2024

육아 11일차, 터미타임, 뒤집기

2024년 10월 2일 수요일, 출생 19일째


오전 10시 병모유 60cc

낮 12시 30분 분유 80cc

오후 1시 30분 분유 80cc

오후 4시 10분 병모유 80cc

오후 6시 분유 80cc

오후 8시 20분 분유 80cc

오후 11시 병모유 60cc

밤 12시 분유 30cc

새벽 2시 80cc

새벽 3시 40분 병모유 50cc

합계 600cc


소변 : 오전 10시,, 오후 1시 30분, 오후 5시 30분, 밤 12시, 새벽 3시 30분

대변 : 오후 1시 30분, 오후 6시


2024년 10월 3일 오전 11시 50분


날이 추워져서 아기옷을 팔다리가 긴 우주복으로 갈아입히고 잘 때 보일러도 틀어놓고 잤다. 최근에 추워서 그런지 아기가 감기 기운이 조금 있는 것 같다. 숨 쉴 때마다 그렁그렁 거리는 게 호흡기 쪽이 불편한 것 같다. 옷도 따뜻하게 입히고 방 온도도 높이고 잤더니 상태가 호전된 느낌이다. 숨 쉴 때도 조금 편해 보이고 기침인지 재채기인지도 확실히 덜 한다. 조리원에 있을 때 아기가 재채기를 자꾸 하길래 직원분에게 '이거 감기 걸린 거 아니에요' 라고 하니까 직원분이 '이건 재채기예요. 아기들은 원래 재채기하고 그래요.' 라고 대답하던 게 기억난다. 나는 기침과 재채기를 잘 구분 못 하겠다. 둘이 뭐가 어떻게 다른 건지도 잘. 아무튼 온도를 26도에 맞춰놓고 잤는데 방이 따뜻한 게 기분이 좋다. 가만 보니 26도가 참 신기한 온도다. 더운 계절에 에어컨 온도를 26도로 맞춰놓으면 시원한데, 추운 계절에 보일러를 26도로 맞춰놓으니 따뜻하니 말이다.


어제는 수유양을 80cc으로 늘려봤는데 너무 잘 먹는다. 60cc를 주니 다 먹고도 젖꼭지를 계속 쪽쪽거리면서 빨길래 안에 내용물이 있었으면 더 먹었겠네 싶어서 70cc로 늘려봤는데 70cc를 다 먹고도 또 쪽쪽거리길래 80cc까지 늘려봤는데 역시나 잘 먹는다. 하루종일 모유 250cc, 분유 350cc, 총 600cc를 먹었다. 처음에 집에 데리고 왔을 때 잘 먹어서 걱정이 많았는데 이제는 밥 안 먹는다고 걱정할 일은 없겠다. 본인 체중 대비 적절하게 잘 먹고 있다. 사실 지금 체중이 몇 킬로인지 잘 모르겠는데, 확실히 처음보다는 무게가 나가는 것 같고, 이제는 이게 금방 뱃속에서 나온 사이즈는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10월 중순에 소아과 예약을 해놔서 그때 가면 체중을 잴 건데 최소 4kg 이상은 기대해 봐도 되지 않을까 싶다. 어쨌거나 쑥쑥 잘 컸으면 좋겠다.


어젯밤에 아기 목욕 시키고, 뒤집기 하면서 놀았다. 남편이 아기가 힘이 좋다고 뒤집기를 할 수 있지 않겠냐며 아기를 뒤집어놨더니 진짜로 뒤집어서 원상태로 돌아갔다. 몇 번을 반복했다. 벌써 뒤집기를 할 줄 알다니 너무 신기하다. 일단 하늘을 보고 누운 상태에서는 잘 못 뒤집는데 바닥을 보고 누운 상태에서는 뒤집을 줄 안다. 한두 번까지는 잘하고 그 뒤로는 힘들어한다. 엎드려서 고개를 드는 힘은 있는데 앞으로 숙이는 힘은 아직 잘 모르겠다. 아기가 이 상황을 즐기는 느낌이 들던데 과연 그랬으려나. 일단 표정은 좋아 보인다. 뒤집혀 있을 때는 아둥바둥 거리면서 힘들어 하다가 뒤집기를 성공하고 나면 좋아보인다. 사실 아기가 아직 너무 어리기도 하고 벌써부터 억지로 뒤집게 하려는게 좀 불안하고 위험해보인다.. 그냥 놔두면 나중에 알아서 할 것 같은데, 남편은 지금부터 훈련을 시켜야 한다고 한다. 나와 남편의 의견이 약간 다르다. (아기를 뒤집어 두는걸 터미타임이라고 부른다. 전문가는 이 터미타임을 신생아 때부터 빨리 시작하는 것을 권장한다.)


아기는 밤이 되니 에너지가 넘쳤다. 11시에 수유하고, 12시에 또 수유하고, 새벽 2시에 또 수유하고, 결국 새벽 3시 40분에 마지막 새벽 수유를 하고 나서야 겨우 잠이 들었다. 아침 7시가 되니 또 밥 달라고 울면서 나를 깨운다. 7시에 모유를 먹이고 또다시 잠들어서 그 사이에 모유 유축을 잠깐 하고 남는 시간 동안 나도 같이 잤다. 3시간이 지난 10시가 되니 또 울면서 나를 깨운다. 먹이고 나니 또 잔다. 그 사이에 나는 간단한 아침 식사로 빵과 두유를 먹고 일기를 쓴다. 이렇게 뭔가를 쓰고 있는 느낌이 좋다. 남편은 러닝을 하러 갔다. 코인 노래방도 들릴 거라고 했다. 남편이 돌아오면 같이 점심식사를 하고, 젖병 세척 및 열탕소독을 하고, 샤워하고, 나도 외출해야겠다. 젖병은 어제 분명 씻었는데 또 잔뜩 쌓였다. 오늘 점심메뉴는 양배추삼겹찜이다. 얼마 전에는 숙주 넣고 쪄먹었는데 맛이 꽤 좋았다. 그럼 이만 양배추나 미리 채 썰러 간다.


젖이 나와서 유축부터 좀 하고...

씻어놓은 유축기 깔대기가 없어서 결국 설거지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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