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9일 수요일, 출생 26일째, 남편 출산휴가 2일차
(10월 9일 오전 9시 기록)
* 새벽 5시 병모유 100cc
* 오전 7시 병모유 70cc, 분유 40cc, 110cc
* 오전 9시 분유 80cc
모유 유축해 둔 게 100cc가 안 된다. 일단 있는 대로 먹였는데, 다 먹고 나서도 계속 입을 쩝쩝대길래 밥을 더 달라는 신호로 보여서 분유를 40mg 더 타서 먹이니 잘 먹는다. 어디서 변을 잘 못 누면 분유를 묽게 타서 먹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 그래서 물을 10cc 더 타서 줘봤다. 물 양으로 따지면 70cc를 먹은 건데 일단 분유량 기준으로 40cc 먹은 걸로 기록해 뒀다.
* 대변 : 오전 8시, 드디어 눴다!!!!!
출생 30일이 다 되어간다. 시간이 벌써 그렇게 되다니 신기하다. 신생아를 처음 집으로 데리고 올 때, 내가 이 갓난아기를 잘 키울 수 있을까 겁이 많이 났는데, 어떻게든 이렇게 키우게 되는구나 싶다. 이러다가 어느 순간 50일, 100일, 돌이 지나고, 어린이가 되고 청소년이 되고 어른이 되고 그럴 것 같다. 임신했을 때가 가장 좋을 때다, 조리원 때가 가장 좋을 때다, 갓난아기 때가 가장 좋을 때다, 이런 얘기를 주변에서 몇 번 들어봤는데, 이 얘기를 종합하자면 결국 매 순간이 다 좋다고 해석하면 될 것 같다. 돌이켜보면 임신 기간 동안, 출산이라는 거대한 벽을 넘어야 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불안했고, 신체적으로도 불편하긴 했지만, 나름대로 즐거웠던 일도 많다. 지금은 잠도 제대로 못 자고 하루종일 아기를 돌봐야 해서 많이 힘들지만 그래도 아기가 너무 귀여워서 좋다. 매 순간의 소중함을 느끼면서 살아야겠다.
남편과 나 둘 다 밤잠을 제대로 못 잔 지도 벌써 3주가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이제는 서로 교대로 아기를 보기로 했다. 지금껏 남편과 나와 아기가 한방에서 같이 자고, 새벽에 아기를 보는 것도 늦게까지 깨어있거나 혹은 자다가도 아기 울음소리에 눈이 떠지는 사람이 있으면 둘 중 하나가 알아서 보고는 했는데, 그렇게 대중 없이 육아를 하다 보니 결국 누구 하나 제대로 잠을 못 자고 피로가 누적되고 말았다. 각자 최소한의 수면 시간이 보장되어야 하고, 서로 간의 합의가 필요해 보였다. 그래서 나온 이야기가, 한 사람이 정해진 시간에 안방에서 혼자 잠을 자고, 그 시간에 아기와 교대자는 거실에 나와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다. 안방에 놔두고 쓰던 기저귀교환대도 밖으로 꺼냈다.
일단 지난밤에는 내가 밤 10시부터 시작해서 6시간을 자고 새벽 4시에 깨기로 했다. 내가 일어나면 그때부터 남편이 역시나 6시간을 자고 오전 10시에 일어나기로 했다. 나중에 남편 출산 휴가가 끝나고 나면 내가 밤 8시에 자고 새벽 2시에 일어나고 남편은 새벽 2시에 자고 일어나서 출근을 하는 걸로 이야기가 나왔다. 내가 지금 당장 너무 초저녁에 자는 것은 무리가 있어서 조금씩 조절해 나가기로 했다. 둘이 교대로 자는 것을 일단 오늘 처음 시도해 봤는데 괜찮은 것 같다. 아기가 신생아일 때는 부부가 한 방에 잘 수 없겠다. 시간 금방 가니 조금만 버텨보자.
새벽 4시에 눈 떠보니 가슴이 아프고 젖이 새고 있다. 아기는 안 자고 있지만 다행히도 얌전하다. 아기를 눕혀놓고 유축을 했다. 170cc가 나왔다. 유축해 둔 모유 중 100cc를 새벽 5시에 먹였다. 2시간 후인 아침 7시에 또 먹였다. 남은 모유 70cc를 먹이고, 부족해 보여서 분유를 40cc 타서 더 먹여서 총 110cc를 먹였다. 2시간 후인 오전 9시에 또 먹였다. 이번에는 분유 80cc를 먹였다. 100cc를 준비했지만 먹다가 남기고 잠들어버렸다. 아기가 드디어 잔다. 아기는 내가 교대를 시작한 새벽 4시부터 시작해서 오전 8시가 훌쩍 넘은 시간까지 계속 잠을 안 잤다. 품에 안겨있는 동안 잠깐 자다가도 눕혀두면 금방 깼다. 그러다가 9시가 넘어서야 이제야 겨우 내 무릎 위에서 곤히 잔다. 손이 자유로우니 일기를 써야겠다.
아기가 깨어있는 5시간 동안 아기와 씨름했다. 물론 그 사이에 조금씩 잠들려고 하긴 했지만 빠른 시간 내에 깼다. 아무튼 그 시간 동안 수유를 3번 하고, 매번 트림을 시켰다. 그동안 안는 방법이 잘못돼서 아기를 제대로 안아주지 못했다. 남편이 어디서 영상을 보고 제대로 안는 방법을 알려줘서 그대로 따라 해보니 나도 편하고 아기도 편해한다. 아기를 들어 올려서 내 어깨에 갖다 대는 게 아니라 내 상체를 먼저 아기에게 갖다 댄 후에 상체를 들어 올리는 것이다. 아무튼 그 방법으로 아기를 내 어깨와 가슴에 밀착시켜 안고, 등을 토닥여주니 금방 트림을 한다. 그동안 먹자마자 잠드는 일이 많아서 트림을 잘 안 시켰다. 이게 배앓이와 잦은방귀의 원인이었다고 생각하니 아기에게 너무 미안하다.
이번 새벽동안은 수유를 할 때 한 번에 다 먹이지 않고 중간중간에 이 방법으로 트림을 시키고 쉬어가면서 다시 먹였다. 그동안 먹으면서 숨이 넘어갈 듯이 급하게 먹기도 하고 사래가 걸려 컥컥거린 적도 있다. 정해진 양, 준비한 양을 다 먹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서 아기가 혀로 젖꼭지를 밀어내거나 하는 식으로 수유를 거부할 때도 억지로 먹이려고 할 때가 많았다. 아기가 변도 못 누고 여러 가지로 불편해하는 것 같아서 유튜브로 소아과 의사들이 올린 영상을 열심히 찾아봤는데, 저렇게 먹여야 아기가 공기를 안 먹고 배앓이를 덜 한다고 했다.
유튜브로 신생아 변비에 대해서도 검색해 봤다. 배 마사지, 엉덩이 자극주기, 다리 운동 시키기, 계속 눕혀만 두지 말고 세워서 안아 줘서 변이 아래로 내려가게 해 주기, 분유 묽게 타 먹이기, 이런저런 시도 끝에 무사히 배변을 했는데, 변을 눌 때가 되어서 눴는지 내가 시도한 여러 가지 방법이 도움이 됐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드디어 배변에 성공했고, 아기가 드디어 편안해져서 자기 시작한다. 유튜브 없었으면 육아를 어떻게 했나 싶다. 아기가 바닥에 눕히면 잠을 안 자서 일단 수유 쿠션을 이용해서 무릎 위에 올려놨다. 내리면 또 깰 것 같아서 일단 이대로 놔둬보기로 한다. (현재 시각 오전 9시 30분, 남편이 일어나기까지 앞으로 30분 남았다.)
아기에게 말을 많이 걸어주고 싶은데, 할 말이 없다. 몇 마디하고 나면 바닥난다. 그래서 아기공룡둘리 주제곡을 불러줬다. 아직 그럴 단계가 아닐 수도 있겠지만, 사람 소리에 반응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출생 2개월부터는 부모의 대화소리를 들으면서 모국어를 발달시킨다고 하는데, 말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남편이 일어났다. 아기도 계속 잘 것 같더니만 다시 깼다. 남편이랑 이야기 조금 하고, 어제 해놓은 미역국 다시 팔팔 끓여서 찬밥 말아서 한 그릇 하고, 일기 쓰던 거 마저 쓰고, 커피 한잔 내려마시고, 남편이 아기 보고 나는 앉아서 쉬는 중. 아기가 변 누고 나니까 피부색이 변한 것 같다. 누런색이 가고 살짝 분홍빛이 돈다. 갑자기 피부가 뽀얗게 보이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이제 황달수치 뚝 떨어졌을 듯. 이제 좀 씻어야겠다.
내용 추가, 수유시간, 수유량 다시 정리
소변 기저귀 가는 횟수는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수유시간, 수유량, 대변 횟수가 중요하다.
오전 7시 병모유 70, 분유 40, 110
오전 9시 분유 80
낮 12시 병모유 100
오후 2시 40분 병모유 50, 분유 60, 110
오후 5시 병모유 100
오후 8시 30분 병모유 100
밤 12시 병모유 60, 분유 20, 80
새벽 3시 병모유 50, 분유 20, 70
새벽 5시 병모유 70
새벽 6시 20분 분유 40
합계 860
** 오전 8시 대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