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5일 화요일, 출생 32일째, 남편 출산휴가 7일차
산후조리사 1일 출근 후 교체, NEW산후조리사 출근 1일차 (어제와 비교하니 마음에 듦)
오전 10시 병모유 100
오전 10시 분유 100
낮 12시 30분 분유 100
오후 3시 분유 100
오후 5시 30분 분유 120
오후 7시 30분 분유 100
오후 10시 분유 120
새벽 1시 병모유 120
새벽 3시 30분 분유 100
새벽 6시 30분 분유 120
* 수유량 합계 : 1080
* 대변 : 새벽 1시 (녹색, 묽음, 엄청난 양)
수유량이 천을 넘어버렸네. 너무 많이 먹는 거 아닌가. 한 번에 먹는 양은 적당한 것 같은데, 텀이 짧아서 그런가. 달라는데 안 줄 수도 없고. 아기가 토를 잘 안 하는데, 양이 느는 과정에서 한 번쯤 한다. 오늘 토를 한번 했다. 대변량도 늘었다. 새벽 1시에 수유하다가 변을 눴는데 양이 엄청났다. 기저귀 밖으로 변이 줄줄 샜다. 세 번에 걸쳐서 눌 변을 한 번에 몰아서 눈 수준이랄까. 지금껏 눴던 변 중 가장 양이 많다. 수유시트, 매트커버, 입고 있던 옷 모두에 변이 묻어서 죄다 세탁했다. 바닥에도 변이 흘러서 바닥도 닦고, 엉덩이는 물티슈 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서 욕조에 물을 받아서 물로 씻겼다. 아 재밌다.
2024년 10월 16일 수요일, 출생 33일째, 남편 출산휴가 8일차
NEW산후조리사 출근 2일차 (소아과 진료로 인한 세 가족 외출 예정으로 내일은 쉼)
오전 9시 10분 병모유 90, 분유 30, 120
오전 11시 30분 분유 120
오후 2시 15분 분유 120
오후 4시 15분 분유 110
오후 6시 15분 분유 120
오후 9시 분유 120
오후 11시 30분 병모유 120
새벽 3시 분유 120
새벽 5시 30분 분유 50
새벽 6시 30분 분유 90
* 수유량 합계 : 1090
* 대변 : ×
(10월 17일 목요일 새벽 6시)
한 번에 120씩 먹이고 있다. 이제 100은 양이 적다. 현재 체중은 4.7kg. 정확한 건 소아과 가서 재봐야 알겠지만 일단 어른 체중계에 남편이 아기를 안고 올라가서 재고, 본인 체중을 뺀 결과가 그렇다.
저녁에 남편이 아기를 보는 동안 혼자서 잠깐 잤는데 모기 때문에 제대로 못 잤다. 모기에게 여기저기 잔뜩 물리고 새벽 2시에 일어났다. 남편이랑 조금 놀다가 남편은 교대로 자러 방에 들어가고 나는 거실에 나와서 아기를 보기 시작했다. 아기는 산후조리사가 퇴근한 오후 5시부터 시작해서 밤 11시가 넘도록 잠을 안 잤다. 11시 30분에 모유를 먹고 그 뒤로 겨우 자다가, 3시에 배가 고파서 깼다. 분유를 타서 먹였더니 다시 또 잔다. 눕히면 계속 울어서 결국 두 시간이 넘도록 안아주다가 겨우 바닥에 눕혔다. 눈은 감고 있는데 뭔가 계속 불편해하더니 결국 또 깨서 빼액 운다. 가만 보니 배고플 때도 됐다. 얼른 분유 타서 먹이니 조금 먹다가 또 잔다. 120 타줬더니 50만 먹었다. 한참 안고 있다가 내려놓으니, 또 잔다. 이러다 또 언제 깰지 알 수가 없다. 며칠 만에 일기를 쓴다. 얼른 써놓고 아기 깨기 전까지 눈 좀 붙여야지.
우리 아기는 돌보기 쉬운 아기인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전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일단 요구사항을 들어주면 얌전하다. 배고플 때 먹이고, 대소변을 누면 기저귀를 갈아주면 된다. 몹시 심플하다. 그리고 안아주면 된다. 안고 있으면 얌전하다. 그런데 이게 문제다. 계속 안아줘야 한다. 누워있지를 않으려고 한다. 도대체 바닥이랑 사람품이랑 뭐가 그렇게 다른 건지 알 수가 없다. 아기를 안고 있으면 팔이 아프고 손을 쓸 수가 없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체중과 몸집이 늘어서 안고 있기가 더 벅차다. 남편은 아기가 울어도 무조건 안아주지 말고 놔둬보자고 했다. 하지만 이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아기의 울음은 지난 한 달간 많이 변했다. 길고 커졌다. 처음에는 제대로 울지도 못하고 잉잉거리기만 하던 아기가 언제부터인가 흐에흐에 거리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응애!!!! 응애애애애!!!! 아주 발악을 하기 시작했다. 아기가 울기 시작하면 가만히 있기가 힘들다. 어서 저 울음소리를 그치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큰일이 날 것 같다. 아기 울음소리가 나를 불안하게, 움직이게, 조종한다.
산후조리사는 중산층 1분 미리 듣기다. 누군가 내 노동을 대신해주고 있다니, 약간 부자가 된 것 같다. 일단 좋다. 첫날에는 너무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와서 돈 주고 서비스 이용하면서 괜한 눈치나 보면서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유야 어찌 됐든 다행히 다음날 다른 사람으로 교체됐고, 새로운 사람은 첫날 온 사람과 비교하니 괜찮았다. 교체된 사람까지 엉망이었으면 이 업체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바닥났을 거다. 남편이랑 같이 며칠째 그 사람 욕을 엄청나게 하고 있다. 이제 욕 그만해야지 그만해야지 하면서도 잊을만하면 그 사람 때문에 기분 나빴던 일이 자꾸 떠올라서 욕하고 또 욕하고 있다. 둘 다 사람을 써본 경험이 없어서 대응하기가 힘들었다. 첫인상부터가 마음에 안 들었고, 말을 한마디 한마디 할 때마다 너무 어이가 없었다. 차라리 선을 완전히 넘어버리면 명분이라도 생겼을 텐데... 면전에 대고 뭐라고 할 수 없는 애매하게 거슬리고 짜증 나는 그 여자의 언행이 우리 부부를 미치게 만들었다. 업체에 전화해서 교체 요청을 할까 말까 고민을 계속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내보내고 싶었다. 차라리 없는 게 낫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둘이서 워낙에 주고받은 이야기가 많아서 굳이 자세한 이야기를 구구절절 글을 쓰고 싶지도 않다.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다행이다. 다음에 또 산후조리사 쓸 일이 있으면 산후조리사를 보내주는 대로 받을게 아니라 걸려서 받아야 할 것 같다. 왔는데 마음에 안 들면 고민하지 말고 그 자리에서 바로 얘기하자. 경험치가 늘었다.
산후조리사는 9시에 출근해서 5시에 퇴근한다. 우리 집에 오자마자 싱크대에 쌓아둔 젖병을 세척하고, 저녁에 먹고 놔둔 그릇들을 설거지하고, 나와 남편이 먹을 점심식사를 준비하고, 거실 바닥에 청소기를 돌리고 밀대로 닦고, 세탁기를 돌린다. 물론 그 사이에 계속 아기를 돌본다. 밥을 먹이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목욕도 매일 시켜준다. 퇴근 전에 저녁식사도 준비해 놓는다. 낮시간동안 집안일과 육아에서 해방되어 자유시간을 확보한 나는, 새벽수유를 하느라 잠을 못 잤으니 일단 낮잠을 조금 자고,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하고, 남편과 둘이서 데이트 삼아 외출을 다녀온다. 멀리는 못 가고 간단한 동네 마실 정도. 낮잠, 운동, 샤워, 식사, 외출, 산후조리사가 있어서 다 할 수 있다. 오늘은 소아과 가야해서 산후조리사님 오시지 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