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난 양말, 그날의 하루

by 소극적인숙

요즘 퇴근하고 들어오는 남편의 얼굴이 심상치 않다.

기록적인 폭우가 오고 난 후, 찌는 더위에 봉사하는 이 사람의 모습을 상상했다.

표현이 적고 무뚝뚝한 남편은 꽤 힘들었구나.


나에게 다 터놓지는 못해도 얼굴만 봐도, 눈빛만 봐도 하루 종일 시달렸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굳은 남편의 얼굴을 바라볼 때면, 나도 모르게 말문이 막힌다. 그래서 더 보태지도 줄이지도 않은 말로 대화를 시도한다.


아내인 나도 그저 "힘들었겠어... 고생했어..." 이 말뿐.

더 이상 말을 하기 미안해진다.


빨리 이 사람이 깨끗하게 씻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밖에서 힘들게 육체적, 정신적 노동에 시달렸던 모든걸 훌훌 털어내고 정화가 되길 바다.



수해복구 작업도 한창 해야 하고, 민원도 받고 봉사활동도 해야 하니 얼마나 고단하겠는가.

일을 하면서도 매일 혼나고, 그렇다고 적절한 보상을 받는 거 같지 않은, 이 고독한 직업이 어쩌면 신물 날지도 모른다.


며칠 전, 국민신문고에 민원이 하나 올라왔다고 들었다.

그걸 해결하느라 팀원들과 함께 다른 지역을 다녀가며, 민원인분과 대화를 나눴지만 결과가 안 좋게 흘러간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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