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출동 중, 엄마 일어나세요

by 소극적인숙

"엄마! 엄마아~일어나!"

깜짝 놀랐다. 이게 무슨 일인가.

달콤한 꿈 속에서 신히 깨어났다.


"꼬르르륵, 꼬오오"

귓가에 아들의 뱃고래 소리 아이들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린다. 아들이 배고프다며 언제까지 잘 거냐며 흔든다.


'세상에 애들 아침은 어쩌지?'

'어랏? 눈 떠보니 아침 7시가 조금 넘었는데...'

'이... 상... 하... 다...'


아, 잠이 또 들었다.

다시 눈을 간신히 떠보니 아침 9시 20분이 넘었다.

눈도 떠지지 않는 아침, 여름 방학이다.


두 아이들과 무더운 여름을 어찌 견뎌야 할지 고민하다가 밤새 뒤척였다.


팔로우하고 있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보며, '아이들과 가볼 만한 곳', '여름 박물관 추천' '7월 여행지', '8월 여행지' 등을 넣은 피드와 릴스를 눈 빠르게 저장했었는데 그대로 잠들었다.


오늘은 어디라도 나가야지 했는데, 어?

또 없다. 이 사람이 안 보인다.

게다가 날도 무척 덥다.

체감기온 37도, 최고로 올라갔다.


이 온도는 밖에서 1분만 서 있어도, 불가마 사우나에 있는 것처럼 땀을 뚝뚝 흘릴 수 있는 수준이다.

물론 사람마다 개인 차는 있다.


엄마의 기척을 느꼈는지, 아들이 힘없이 이야기한다.

"아빠가 없어... 아빠가 안보이더라?"

아들은 늘 있는 일이라는 듯 덤덤하다.

그리고 딸은 아빠가 없다며 난리가 났다.


"엄마... 흑... 엄마아... 흑..."

흐느끼며 이 집안의 1등인 아빠 대신 엄마를 찾는 딸.


"아이고... 왜, 왜 또 울어..."

그런 딸을 포옥 안아줬다.


"엄마는 눈도 잘 안 떠지는데 너희들 목소리는 들리는 걸 보니, 이래서 엄마 하나보다.'


나이가 들수록 귀가 먹는다는데, 도대체 아이들 울음소리는 들리는 걸까.


"아빠아... 아빠가.. 아... 없어어."

아직 만 네 살이 안된 딸.

요즘 들어 말을 참 잘한다.

그런데 이렇게 울고 보니 아직도 아기 같다.


"으응~아빠는 출동 갔나 봐. 새벽부터 나갔네."

그렇게 두 아이들의 도움을 받고 간신히 일어났다.

배고프다며 아침을 못 먹었다면서 투덜거리는 아이들, 정신 차리고 주방부터 가본다.


전날 치우지 못한 그릇들, 아들이 더 먹겠다며 놔뒀던 음식들이 그대로 있다.


'아, 내 정신 좀 봐. 피곤하다고 그대로 누웠네.'

떠난 남편은 잠시 잊어버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우리 셋이다.

먼저 아이들과 간단히 먹을 식빵 여러 장을 구웠다.

아들이 좋아하는 베리류의 쨈, 내가 좋아하는 땅콩버터, 딸이 좋아하는 거봉, 우리가 좋아하는 시리얼과 요플레를 준비했다.


서로 먹겠다는 딸기 요플레가 하나가 남아 싸움이 났다.

아침부터 딸기 요플레를 쟁탈하려 싸운다.

냉동실 문을 열어봤다.

남편이 요플레를 얼리지 않았을까.

찾아봤지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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