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손녀의 대화

by 서원



놀이터 한편

운동기구 위에 앉아

다섯 살 손녀가

"할머니 이거 태워줘!"라고 말한다

힘을 써야 하는 하는 기구에

할머니는 살짝 버거워하는 눈치다


올라가면 힘을 주어 당기고

반복해서 느리게 하고 있다

손녀가 갑자기 궁금한 듯 묻는다


"할머니 엄마는 어디 계세요?"

"할머니 엄마는 하늘나라 계시지"

"왜요?"

"나이가 많으니까!"


잠시 바람이 멈추고

할머니가 다시 묻는다

"소연아! 넌 할머니도 일찍 하늘나라 갔으면 좋겠어?"


손녀의 눈이 똥그랗게 커진다

그리고

고개를 세차게 흔들더니

"아니!"


그 한마디에

할머니 얼굴에는 햇살처럼 웃음이 번진다

"그래?"

"그럼 할머니가 더 오래 살아야겠네!"


운동기구가 갑자기 '붕붕'

빠른 힘이 실린다

하늘까지 닿을 기세다

손녀의 말 한마디가

할머니의 심장에

빨간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이전 07화피해자 코스프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