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무를 보았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뿌리를 깊이 내린 채
묵묵히 서 있는 것
그러나 나는 갈대였다
사소한 바람에도 기울고
감정에 눌려
쉽게 무너졌다
흔들리면 세상도 흔들렸다
균형을 잃으면
모든 것이 불안해졌다
나무처럼 서 있지 못하면
내 마음도
다른 이의 마음도
흔들렸다
벽을 쌓았다
내가 만든 벽이
나를 가두고 있었다
마음의 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다른 이의 마음에
상처를 내고서야 알았다
가면을 벗은 채로
드러낸 마음은
누군가를 지치게 했다
결국 내 곁은
조용히 비워졌다
이제 배운다
흔들리던 나를
어떻게 뿌리내릴지
고요한 시간 속에서
조금씩 배우고 있다
새로운 나무처럼
굳건히 서는 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