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atorium Period

재정비를 위한 휴식기

by Lonely Cat

뉴질랜드에서는 Foodstuffs와 Woolworths, 이 두 개 그룹이 슈퍼마켓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는 특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시장에는 다양한 유통업체가 존재하지만, 솔직히 이 두 회사는 뉴질랜드 FMCG의 ‘끝판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공정거래법(Fair Trading Act)을 적용할 때도 가장 먼저 기준으로 잡히는 곳이 이 두 기업이니, 그 집중도는 새삼 말하지 않아도 이해된다.

그런데 이렇게 시장이 양대 기업 중심으로 굳어져 있다 보니, 연말이 되면 특유의 현상이 나타난다.
물류 폭주 + 재고 압박 + 시스템 업데이트 과부하.
크리스마스, 연말 프로모션, 휴가 시즌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유통망 전체가 말 그대로 숨 돌릴 틈 없이 돌아간다.

그래서 매년 연말이 다가오면
이 두 유통 공룡은 어김없이 Moratorium Period를 선언한다.
대체로 11월 말부터 다음 해 2월 초까지 이어지는 이 기간은, 말 그대로 ‘멈춤의 계절’이다.

그리고 그 의미는 아주 단순하면서도 아찔하다.

No new SKU listings

No price changes

No pack/label updates

No promo adjustments


심지어 바이어 팀은 이메일 말미에 이렇게 적기도 한다.

“Please do not submit any requests until the moratorium is lifted.”

문서로 보면 그저 ‘공식 공지’ 일뿐이지만,
실제로 겪어보면 체감은 거의 ‘방학 선언’에 가깝다.
업무 속도가 확 꺾이고,
그동안 밀려 있던 요청들은 자연스럽게 모두 2월 이후로 밀린다.
말 그대로, 모든 업무를 3개월간 멈춰라—라는 의미다.


맨 처음 Moratorium Period에 대해 안내를 받았을 때 정말 당황했었다.

“Please note we are entering the moratorium period.”

‘시스템 업데이트 때문에 모든 업무를 중단한다고?’
한국에서 자라고 한국에서 일하던 나에게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시스템이었다.
‘이게 말이 되나?’ 그게 첫 반응이었다.


그런데 뉴질랜드에서는 된다. 아주 잘 된다.

크리스마스와 연초에 공휴일이 몰려 있고,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28일 이상의 휴가(annual leave)를 이 시기에 사용기 때문에
기업들도 자연스럽게 ‘휴면기’에 들어간다.
두 유통 대기업이 공식적으로 Moratorium을 선언할 뿐,
사실상 많은 회사가 이 시즌에 같은 리듬을 따른다.

그래서 11월부터 2월까지의 뉴질랜드는,
모두가 함께 천천히 숨을 고르는 시즌이 된다.
일도 멈추고, 사람도 멈추고, 나라 전체가 조금 느려진다.

그리고 각자의 삶을 즐긴다.

멈춰도 괜찮다. 느리면 느려지는 대로 그 속도대로 살아 나가면 된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 했던 속도의 삶.
그 낯선 리듬 속에서 나는 뉴질랜드라는 나라를 조금씩 이해해 가고 있다.


EP 28. 시스템 안정기 - Moratorium Period


1. 모라토리엄 기간 안내 / 설명

We are currently in the moratorium period (late Nov – early Feb).
현재 1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모라토리엄 기간입니다.

During the moratorium, no new changes will be processed.
모라토리엄 기간에는 어떤 변경도 처리되지 않습니다.

Most submissions will be reviewed after the moratorium is lifted.
대부분의 요청은 모라토리엄 종료 후 검토됩니다.


2. 요청을 보류해야 할 때 (내가 바이어·공급사에게 말할 때)

I’ll hold this request until the moratorium ends.
이 요청은 모라토리엄 종료 시점까지 보류하겠습니다.

We’ll resubmit this once the moratorium is lifted.
모라토리엄이 끝나면 다시 제출하겠습니다.

Due to the moratorium season, this will need to be pushed out to February.
모라토리엄 시즌 때문에 이 일정은 2월로 미뤄야 합니다.


3. 바이어가 나에게 보내는 전형적인 문장

We won’t be accepting any new submissions during the moratorium.
모라토리엄 동안 신규 요청은 받지 않습니다.

Please do not submit any requests until the moratorium is lifted.
모라토리엄 종료 전까지 어떤 요청도 제출하지 말아주세요.

Our team is on hold for all updates until February.
2월까지 모든 업데이트가 홀드 상태입니다.


4. NPD / 가격 / 라벨 변경 관련 표현

New SKUs will not be reviewed during this period.
이 기간에는 신규 SKU는 검토되지 않습니다.

No pricing changes can be applied during the moratorium.
모라토리엄 기간에는 가격 변경이 적용될 수 없습니다.

Pack and label updates are paused until further notice.
포장·라벨 업데이트는 추후 공지까지 중단됩니다.


5. 일정 재조정할 때

This timeline may shift due to the moratorium.
모라토리엄으로 인해 일정 조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We’ll align the new timeline with your February availability.
2월 일정에 맞춰 새 타임라인을 조정하겠습니다.

Let’s pick this up again once everyone is back from the holiday break.
휴가 기간이 끝나면 이 안건을 다시 진행하겠습니다.


6. 사내 팀과 조율할 때

Please pause all submissions to FSNI/WWNZ during the moratorium.
모라토리엄 기간에는 FSNI/WWNZ 관련 모든 요청을 잠시 중단해주세요.

Let’s prepare the documents now and submit them once the moratorium is over.
지금 자료는 준비해두고, 모라토리엄 후에 제출합시다.

Internal reviews can continue, but external submissions are on hold.
내부 검토는 진행 가능하나 대외 제출은 홀드입니다.


7. ‘이해 요청’ / ‘양해 구하기’ 표현

Thank you for understanding—we’ll resume once the moratorium ends.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라토리엄 종료 후 다시 진행하겠습니다.

Thanks for your patience during the moratorium season.
모라토리엄 시즌 동안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8. 살짝 재치 있게 표현하고 싶을 때

We’re officially in FMCG hibernation mode.
우리 FMCG는 공식적으로 겨울잠 모드입니다.

Nothing moves during moratorium—everything sleeps until February.
모라토리엄 동안은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아요. 2월까지 전부 잠들어 있습니다.

It’s basically our industry’s summer shutdown.
이건 사실상 우리 업계의 여름 방학 같은 거죠.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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