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3년 차 싱글맘의 이야기
사람은 고쳐 쓰는 거 아니다. 정말이다!!!!
이혼이 정해지고 나면 남편은 더 이상 내 편이 아니다. 나 또한 그러니 놀랄 것도 없다. 그래도. 그래도! 사람으로 지켜질 것들은 반드시 존재한다. 대체 난 누구와 20년을 살고 있었던가.
이혼 후 6개월이 넘어가기 전에 다른 사람과 동거를 시작한 남자. 함께하는 사람이 있으니 연락이 더 조심스럽다. 사실 돈 얘기 외에 서로 주고받을 주제도 없다. 아이들 양육에 관해 관심도 관여도 없던 사람이라 오히려 편하다.
양육비를 2달씩 미루어 주고 있는 아이들 아빠에게 문자를 하고 카톡을 보내면 주로 답이 없다. 전화를 해도 콜백은 기대하지 않는다. 유일하게 문자로 답이 오는 시간은 11시 이후이다. 아마도 함께 살고 있는 그 사람과 같이 있을 때겠지. 그 시간에 전화를 하면 급히 답장이 온다. 때로는 돈을 보내주기도 한다.
그래. 지도 힘들겠지. 하는 마음에 조용히 기다려주면 한 달을 금세 넘겨버린다. 대체 책임감이라는 게 있는 사람일까. 맘 같아선 그 돈 안 받고 연락 안 하고 싶지만, 현실은 멋짐을 허락하지 않는다.
곧 정리해 주겠다. 전액 입금하겠다는 말을 믿고 또 한 달이 지난 어제저녁, 양육비 입금을 요청했다. 돌아오는 대답은 놀랍다. "ㅈ 빨아라 ㅅ ㅂ" 이런 욕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도 맘에 안 드는데. 내가 들었다. 기억을 지울 수도 없고. 이혼 직전 들었던 ㅎㄹ년 과 쌍벽이다. 역시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동네 오빠는 무슨. 넌 그냥 너다.
지난 선택을 곱씹어 봐야 의미 없다는 걸 알지만, 저런 말들은 내 존재 자체를 하찮게 만든다. 나는 나이고. 저건 그 남자의 그 수준이라는 걸 안다. 그래도 참 내가 한심하다.
남편에게 저 말을 들었다면 밤새 울었겠지. 전남편이라 얼마나 다행이야. 나를 위로해 본다. 저 남자가 마지막 사랑이 아니라 참 다행이다. 좋은 사람이 곁에 있어 다행이다. 힘내자 양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