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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노동자 Sep 08. 2024

부동산과 프랜차이즈 모델

메리어트와 힐튼이 대부분의 호텔 소유를 하지 않는 이유?


지난 20년 동안 호텔 산업의 사업 모델은 크게 변했는데요. 과거 메리어트, 힐튼 등 호텔 산업의 거인들은 부동산을 매입하여 호텔 개발을 하고 오랜 기간 운영을 하고 호텔을 매각했습니다.


물론, 일부 사업장은 호텔 브랜드가 소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호텔은 호텔 브랜드가 소유하고 있지 않고 브랜드를 빌려주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메리어트와 힐튼의 브랜드를 달고 있는 호텔 중 1% 미만을 브랜드 호텔이 실제로 소유하고 있으며, 하얏트 브랜드를 달고 있는 호텔 중 2% 미만만이 하얏트가 소유하고 있습니다. 1960년대 맥도날드의 CEO였던 레이 크록은 “내가 하는 사업은 햄버거 판매 사업이 아니라 부동산 사업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맥도날드는 햄버거 판매를 하여 현금흐름을 만들고 장기간 부동산 소유해서 이익을 창출하는 사업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호텔 산업의 거인들은 맥도날드가 했던 사업 모델과 정반대인 프랜차이즈 사업 모델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사업 모델은 무엇인가요?

프랜차이즈 사업 모델은 본사가 자신의 브랜드, 제품, 서비스 등을 가맹점에 일정한 조건 하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구조입니다. 이 모델은 크게 두 가지 주요 당사자로 구성됩니다. 프랜차이즈를 제공하는 본사와 프랜차이즈를 받는 가맹점으로 구분해 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는 프랜차이즈 사업 모델을 통해 빠른 기간을 규모를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2020년 1,680개에서 2021년 2,060개, 2022년 2,520개, 2023년 2,800개로 연평균 약 18% 늘렸으며 IPO를 준비하는 2024년 기준 기업가치는 약 4,000억 원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본사는 가맹점으로부터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수수료를 받습니다. 이 비즈니스 모델에서 본사는 가맹점을 운영할 필요도, 비용을 부담할 필요도 없습니다. 사업 성공에 대한 성과와 실패에 대한 책임은 모두 가맹점에게 넘어갑니다. 더본코리아와 연돈볼카츠 간 갈등도 이와 같은 구조에서 발생했습니다.


연돈볼카츠 가맹점은 장사가 너무 되지 않아 손실이 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더본코리아에게 매달 매출액의 x%를 수수료로 내야 하니 갈등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부동산 모델에서 프랜차이즈 모델로 변화한 이유는?

과거 메리어트는 호텔을 소유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했지만 속도가 너무 느리고 호텔 운영과 관련 없는 부분에 따라 회사의 실적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메리어트가 소유하는 호텔은 재무상태표에 포함시켜야 했으며 경기 흐름에 따라 호텔사업의 실적은 크게 변동했습니다.


메리어트는 약 20년 전부터 부동산 사업에서 벗어나 브랜드를 상품화하고 프랜차이즈 사업 모델을 적용했습니다. 이를 통해, 메리어트는 사업 규모를 3배 이상 확장했습니다. 메리어트는 현재 139개국에서  8,700개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로 전환하면서 부동산과 관련된 많은 금융 위험이 제거되었습니다. 프랜차이즈 모델이 환상적인 것은 규모를 늘리면 늘릴수록 이익을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경쟁사인 힐튼과 하얏트도 프랜차이즈 전략을 따르면서 호텔의 브랜드와 소유자가 달라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 되고 있습니다.


호텔 산업 구조의 변화

과거에는 메리어트, 힐튼, 하얏트가 호텔의 소유자이자 운영자였습니다. 하지만, 현재 호텔의 대부분은 부동산투자회사인 REIT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많은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Service Properties Trust(SVC), 미국 전역에 Mid-Scale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Apple Hospitality REIT(APLE), 미국 내 120개 이상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MCR Hotels 등이 대표적인 호텔의 소유자입니다. 즉, SVC, APLE, MCR이 메리어트, 힐튼, 하얏트의 브랜드를 이용해서 호텔 운영을 하고 있어요. 업계에서는 메리어트, 힐튼, 하얏트를 플래그, 깃발이라고도 부릅니다.


프랜차이즈 호텔 구조에서 현금흐름은 어떻게 흘러갈까요?


우선, 소비자가 호텔에 숙박비를 지불하게 됩니다. 호텔 소유자는 발생한 매출에 5~15%를 메리어트, 힐튼, 하얏트에게 수수료로 지불하게 됩니다. 그 뒤에 호텔과 관련된 비용을 다 차감하고 남은 것이 있으면 호텔 소유자가 이익으로 가져가게 됩니다. 즉, 호텔의 영업 성과와 크게 관계없이 가맹점이 많으면 많을수록 메리어트, 힐튼, 하얏트는 수수료를 가져가게 됩니다.


매출의 5~15% 면 정말 큰 비용인데 그럴만한 가치가 있을까요?


호텔 브랜드의 가치

호텔 브랜드가 제공하는 가치는 크게 3가지입니다.


첫째, 호텔 표준화를 지원합니다. 로비가 어떻게 보여야 하고 어떤 편의 시설이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와 자문을 해줍니다. 또한, 호텔 이익에 최적화된 가격 시스템을 지원합니다. 호텔은 요일, 시기 별로 가격 변동성이 매우 높습니다. 호텔 브랜드는 수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가격 결정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둘째, 브랜드 호텔은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줍니다. Expedia나 Booking.com과 같은 예약 플랫폼에서 브랜드를 달고 있는 호텔이 더 잘나가기 마련이죠? 또한, 메리어트와 힐튼과 같은 브랜드는 높은 협상력을 바탕으로 더 낮은 수수료를 예약 플랫폼에 내게 됩니다.


셋째, 강력한 호텔 로열티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메리어트와 힐튼은 각각 1억 8천만 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얏트는 4천만 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호텔 포인트는 호텔 예약 시 화폐처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을 Lock-in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메리어트와 힐튼이 소유하는 호텔은?

숙박시설은 1성급에서 5성급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주로 3성급~4성급 호텔이 프랜차이즈로 브랜드 깃발을 달고 운영하게 됩니다. 3성~4성급 호텔 고객이 원하는 것은 깨끗한 객실과 가성비 좋은 아침 식사 등 쉽게 표준화할 수 있는 사항입니다.


이에 반해, 5성급 호텔은 표준화하기 어렵습니다. 5성급 호텔은 연회장, 스파, 최고급 식당, 특별 서비스 및 편의시설 등을 요구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럭셔리 호텔은 여전히 메리어트, 힐튼과 같은 호텔 브랜드가 소유하고 직업 운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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