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obe는 어떻게 가장 높은 가치를 지닌 기업이 될 수 있었나?
크리에이터들이 무조건 쓸 수밖에 없는 프로그램이 무엇일까요?
영상이나 사진 작업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포토샵이나 프리미어, 아크로뱃 등을 한 번쯤은 사용해 봤을 것입니다. 저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컴퓨터에 다양한 어도비 소프트웨어가 깔려있습니다. 전 세계의 수백만 명의 크리에이터들은 어도비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서 창작물을 만들어 냅니다.
프리미어와 애프터이펙트를 사용해서 영상을 제작
포토샵을 이용해서 사진 제작
일러스트레이터를 이용해서 그래픽 제작
인디자인을 이용해서 잡지 및 신문 제작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프리미어, 애프터 이펙트...
소프트웨어 없이는 디지털 창작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런 소프트웨어들을 개발하고 보유한 회사가 어도비 시스템즈(Adobe Systems)입니다.
어도비는 2021년 가장 가치 있는 Tech 기업이 되었습니다. 현재 기준 어도비의 시가총액은 1,601억달러며, 주가는 344.38달러입니다. 2021년 어도비는 157억 9천만 달러를 매출을 올렸습니다. 크리에이터가 아니더라도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어도비에 대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어도비는 제록스 파크 연구소 출신인 John Warnock과 Charles에 의해 1982년에 설립되었습니다. 어도비는 포토샵이나 프리미어, 일러스트레이터 등 사진과 영상 콘텐츠 제작 툴을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창작물에 필요한 툴과 PDF, 전자서명 설루션 등을 제공하는 디지털 미디어 사업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디지털 마케팅 서비스 사업은 매출의 30% 수준입니다.
40년 된 어도비가 크리에이티브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어떻게 지배적인 포지션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요?
어도비가 설립 초기, PostScript라는 제품만 있었습니다. 인쇄 언어인 PostScript는 사용자가 컴퓨터에서 외부 프린터로 인쇄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지금은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방식이지만 과거에는 모니터의 화면대로 인쇄가 되지 않았습니다. 1980년대 초 대부분의 프린터는 Dot Matrix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점으로 된 인쇄물은 읽을 수 있긴 했지만 부정확했습니다. 1984년 출시된 PostScript는 사무실과 가정에서도 출판할 수 있는 혁신적인 환경(출판의 대중화)을 만들었습니다.
어도비가 오직 자체적으로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여 성장한 것은 아닙니다. 지난 40년 동안 어도비는 56개의 기업을 인수합병하면서 제품과 서비스를 확장했습니다. 56개의 인수합병 사례 중 대표적인 사례는 아래와 같습니다.
1994년 Aldis와 인수합병: 인디자인과 애프터이펙트의 기원이 됨
1995년 포토샵 인수합병
2005년 마이크로미디어 인수합병: 플래시의 기원
2020년 Figma 인수 합병(매출의 20배 규모인 200억 달러에 인수)
어도비의 폭발적인 성장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였습니다. 2011년까지 어도비는 제품을 판매했습니다. 구매자는 한 번 비용을 지불하면 그 제품을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2011년부터 어도비는 판매가 아닌 구독 방식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변경했습니다. 사용자는 한 번에 100만원 이상 되는 비용을 지불할 필요 없이 월 53달러를 내면 어도비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판매에서 구독 모델로의 변화는 부드럽지만은 않았습니다. 특히, 제품을 구매했던 사용자는 극렬하게 반대했습니다. 구독 모델로의 변화를 반대하는 사이트까지 만들어졌으며 50,000명 이상이 구독 모델 반대를 했습니다.
전환 초기 어려움이 있었지만, 구독 모델로의 전환은 큰 성공을 만들었습니다. 구독 모델은 어도비 소프트웨어를 꼭 사용해야 되는 소수의 전문가뿐만 아니라 다수의 일반 사용자도 고객으로 만들었습니다. 어도비는 롱테일 법칙을 활용해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롱테일은 주목받지 못하는 다수가 핵심적인 소수보다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 롱테일 법칙은 2004년 와이어드지 20월호에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에 의해 처음으로 소개되었으며 이후 책으로 나와 베스트셀러가 됨
2013년부터 어도비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집중했습니다. 모든 제품을 클라우딩 서비스로 전환하고 회원제 기반 사업모델로 변신을 꾀했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로의 전환은 매출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켰습니다. 2011년 2억 달러였던 매출은 작년 기 기준 약 150억 달러까지 증가했습니다.
소수의 사용자로부터 제품과 서비스를 한번 팔았던 어도비는 구독 모델로 전환하여 더 많은 소비자에게 매달 구독료를 받음으로써 미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Tech 기업이 될 수 있었습니다. 많은 산업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제품과 서비스의 특징은 한계 비용이 0에 가깝습니다.
다시 말해 하나 더 판다고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파레토 법칙에 따라 이전에는 수익성이 없다고 생각되던 소비자들에게도 보다 낮은 가격에 물건을 팔고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