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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an Jan 14. 2024

초밥에는 초생강만 먹는다는 편견.

장아찌 이야기

안녕하세요 토와의 조영재입니다.


초밥을 먹을 때 항상 곁들이는 반찬이 있습니다. 츠케모노(つけもの)라고 불리는 일본식 절임채소 중 하나인 초생강인데요, 성질이 따뜻해 배탈을 방지한다고 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밥상에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반찬이 있는데요, 바로 장아찌입니다. 장아찌는 한국의 전통적인 발효음식 중 하나로 야채나 과일을 소금이나 장에 절여서 만드는 저장음식입니다.


사계절 뚜렷한 기후적, 지역적 그리고 풍토적인 다양성은 우리 음식에서 저장식품을 발달시켰는데요, 채소가 나지 않는 계절에도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장아찌는 지방마다 사용되는 채소나 장의 종류도 다릅니다. 철에 나오는 채소들을 된장, 고추장독에 박아 넣어뒀다가 꺼내 먹거나, 소금이나 식초 등에 절어서 먹기도 합니다.


장아찌에 대한 기록 중 고려 중엽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그리고 ‘가포육영(家圃六詠)'에 "좋은 장을 얻어 무 재우니 여름철에 좋고, 소금에 절여 겨울철에 대비한다."라고 나와있기도 합니다.


본격적으로 저의 초밥에 다양한 장아찌를 내어드리기 전, 작년 7월에 토와에서는 장아찌 팝업을 했습니다. 그중에, 저뿐 아니라 방문해 준 손님들도 가장 좋아했던 산마늘 장아찌가 있습니다. 산나물 중 유일하게 마늘향이 난다 해서 산마늘이라고 불리며, 울릉도에서는 춘궁기에 목숨을 이어준다 하여 명이나물이라고 불렀습니다.


특히나 혈액순환, 혈관청소, 혈압조절 등 혈액 건강에 좋으며 함염작용, 소화불량, 당뇨 개선, 면역력 증강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단군신화에 ‘웅녀가 쑥과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되었다’라는 기록이 있는데 마늘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시기는 대략 고려시대로 추정을 하고 있어 웅녀가 먹었던 마늘은 산마늘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제철에 나오는 식재료는 그 계절의 기운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지혜를 발휘해, 식재료들을 저장을 하고 사시사철 섭취할 수 있도록 식문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요즘엔 재배기술의 발전으로 언제든 먹을 수 있기는 하지만, 철에 나오는 식재료들을 찾아보면서, 직접 장아찌를 담가보며 재미도 느끼고 전통을 이어가는 동시에 우리의 몸을 조금은 더 챙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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