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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부새 Nov 15. 2021

우리 별장은 타이니하우스

소별장의 탄생

남편의 섬세함은 내가 남편에게 반했던 이유다. 운전 중에 내 표정만 보고도 지금 나오는 노래가 마음에 안드는구나 알아채고 다음 곡으로 넘겨주는 섬세함! 여기에 평균 2년마다 이사다니던 유년시절, 다양한 주거 형태를 전전해야했던 10년간의 미국 생활까지 더해져서 뛰어난 실용주의적 안목을 자랑한다. 유행 안타는 디자인의 좋은 옷을 사서 10년 입는 안목을 가졌다. 그래서 남편은 이 프로젝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다.


나는 프로덕트/프로젝트 매니저이다 (로드맵 수립과 예산을 담당하니까). GR이기도 하고 (Government Relations: 허가 관련해서 시청에 문의하는건 나니까) PR, 마케터이기도하다 (홍보, 마케팅 내가 다 할테니까). 남편이 한 없이 완벽한 집을 상상하면 "아우 너무 좋겠다. 20년 후에 우리 집에 하면 너무 좋겠다."하고 다시 예산 내로 돌려놓는다.


보통 우리집 일이 그렇듯이 이 일 역시 남편의 협조와 나의 추진력에서 왔다. 주말 평일 할 것없이 별장 리서치를 위해 안산으로, 고양으로, 남양주로, 수원으로 남편을 데리고다니면서 우리 별장 계획에 많은 진전이 생겼다.


이렇게 욕지도에서 돌아온지 3주, 집 구조 잡기 막바지에 이르렀다. 애초에 숙박업이 아니라 우리 별장이기 때문에 100% 우리의 취향을 반영한다.


난 남편과 붙어있길 좋아한다.. ^^; 같이 금쪽같은 내새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그것이 알고싶다 혹은 영화를 보거나 중국어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는걸 좋아한다. 난 운동하고 일하는 시간 외 대부분을 침대에서 보내는데 허리 디스크인 남편은 침대와 식탁을 번갈아가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우리에겐 편안한 침대와 넓은 카페같은 식탁이 중요하다. 또 내가 좋아하는 건 남편이 해주는 요리인데 ㄷ자 주방이 로망인 남편은 작은 주방에선 요리하길 거부하는 까다로운 프로 주부다. (우리 엄마랑 똑같아)


그렇게 구상한 공간은 9평의 아주 아담한 타이니하우스. 우리가 붙어있기 딱 좋은 크기! 대신 주방을 3m로 통 크게 할애했다. 중요한건 9평이라고해서 내가 결혼 전 살던 9평 1.5룸 자취방과는 달라야한다. 창도 크면서 따뜻한 나무 느낌이 가득했으면 좋겠다. 어찌됐건, 문을 열었을 때 우리의 일상인 아파트와는 달라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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