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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이 미운 아기 오리 같다면.

내 인생의 찬란한 봄날을 고대하며~

다섯 명의 새엄마 밑에서 눈칫밥을 먹고 자랐고

새엄마의 모함으로 집을 나왔고

집 나온 지 일주일 만에 갑자기 할머니가 돌아가셨고

버리고 나간 자식들이 짠해서 다시 들어왔지만 또다시 한마디 말도 없이 집을 나가버린 엄마와

몽둥이로 때려야만 정신 차린다며 늘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 밑에서

늘 마음 졸이며 살아야만 했건만.


결혼 안 해주면 농약 먹고 죽겠다던 그 남자는

아내를 아껴주지도 지켜주지도 못하면서 그저 좋은 며느리, 좋은 아내, 좋은 엄마이기만을 강요하는 현실과 늘 나를 근본 없는 아이라고 무시하는 시어머니의 눈초리와 막말들.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본다.

나는 동화 속 미운 아기 오리가 틀림없다.


어디에도 내가 정 붙일 곳은 없고

누구도 나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 것이.


나는 더 이상 이런 일들에 마음 쓰지 않기로 했다.


나는 나니까!


비록 지금은

얼어붙은 갈대숲에서 벌벌 떨고 있을지라도.


마침내

내 인생의 봄날이 오면

저 하늘의 새처럼

찬란하고 아름답게

날 수 있을 것이기에.


오늘도 내 인생의 봄날을 준비한다.

흰 눈이 소복소복 쌓이듯

어느 틈에 이쁘게 쌓여서

나를 더 빛나게 해 줄 거라고 믿으며.

고통과 모멸의 순간들을 잊어낸다.


나도 언젠간 백조가 될 거야.

보잘것없는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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