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세상이 욕심내는 사람
Dec 15. 2021
내 삶이 미운 아기 오리 같다면.
내 인생의 찬란한 봄날을 고대하며~
다섯 명의 새엄마 밑에서 눈칫밥을 먹고 자랐고
새엄마의 모함으로 집을 나왔고
집 나온 지 일주일 만에 갑자기 할머니가 돌아가셨고
버리고 나간 자식들이 짠해서 다시 들어왔지만 또다시 한마디 말도 없이 집을 나가버린 엄마와
몽둥이로 때려야만 정신 차린다며 늘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 밑에서
늘 마음 졸이며 살아야만 했건만.
결혼 안 해주면 농약 먹고 죽겠다던 그 남자는
아내를 아껴주지도 지켜주지도 못하면서 그저 좋은 며느리, 좋은 아내, 좋은 엄마이기만을 강요하는 현실과 늘 나를 근본 없는 아이라고 무시하는 시어머니의 눈초리와 막말들.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본다.
나는 동화 속 미운 아기 오리가 틀림없다고.
어디에도 내가 정 붙일 곳은 없고
누구도 나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 것이.
나는 더 이상 이런 일들에 마음 쓰지 않기로 했다.
나는 나니까!
비록 지금은
얼어붙은 갈대숲에서 벌벌 떨고 있을지라도.
마침내
내 인생의 봄날이 오면
저 하늘의 새처럼
찬란하고 아름답게
날 수 있을 것이기에.
오늘도 내 인생의 봄날을 준비한다.
흰 눈이 소복소복 쌓이듯
어느 틈에 이쁘게 쌓여서
나를 더 빛나게 해 줄 거라고 믿으며.
고통과 모멸의 순간들을 잊어낸다.
나도 언젠간 백조가 될 거야.
보잘것없는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