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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조금은 허덕이며"

뭐 하나 제대로 못 하고 있는 내가 초라해 보이는 하루


사는 게 왜 이렇게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까?
다른 친구들은 하나씩 차근차근 목표를 이뤄가는 모습이 보인다.
작가 과정을 등록한 동기들은 한 명, 두 명 개인저서 계약을 곧 한다.

그 얘기를 들으니, 솔직히 조금은 부럽다. 


나는 자격증 시험이 코앞이라 글 쓸 시간도 없는 내 모습이 갑자기 한심스럽게 느껴진다.  
내가 이렇게 바쁘게 사는 것도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어서인데,
왜 아무것도 제대로 하는 게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걸까?

내 모습이 점점 초라하게 느껴진다. 


사실, 나는 지금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다.
20년간 해 온 언어재활사의 여정을 1급 자격증으로 마무리하고 싶어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시험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작년에 조음에서 2문제 부족으로 과락으로 떨어졌을 때, 조금만 더 공부할 걸 하면서 엄청 후회를 했었는데, 지금도 이런저런 일로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만 있는 게 아니다.
12월 중순에 있는 청소년 상담사 2급 면접 준비도 해야 하고,
아들러 상담 2급 시험도 1월에 있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아서,
맥이 풀리고 마음이 무거워진다.


내가 왜 이렇게 살고 있을까?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늘 허덕거리면서.
무엇 하나 제대로 끝낸 것도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아니, 정말 잘못된 걸까?

조금 뒤집어 생각해 봤다.
이렇게 열심히 바쁘게 사는 이유가 뭘까?
나는 왜 매일 이렇게 도전하고 있는 걸까?

그건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어서일 것이다.


글을 쓰고 싶지만 지금은 자격증 시험이 먼저다.
그 시험은 내가 20년 동안 쌓아온 시간을
자랑스럽게 마무리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다.
상담사 면접도, 다른 시험도 마찬가지다.


이 모든 건 내가 조금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어서,
내가 진짜 원하는 삶에 가까워지고 싶어서 하는 일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다르게 보였다.

바쁘고 허덕이는 지금의 나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애쓰고 있는 "과정의 나"일뿐이다.


지금은 조금 힘들고 부족해 보여도 괜찮다.
그것은 내가 멈추지 않고 가고 있다는 증거니까.

그래서 오늘도 나는 조금 허덕거리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모든 것을 완벽히 하지 못해도,
내가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괜찮다.
내일은 또 내일의 몫이다.


그저 지금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을
천천히, 그리고 묵묵히 걸어보려고 한다.

"잘하고 있어."


누군가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지 않아도,
오늘은 내가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잘 될 거야."

"언젠가 세상이 욕심내는 사람이 될 거야."

"조금만 참고 버텨 보자."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이번에도 잘 해낼 수 있을 거야."

"난 네가 해낼 걸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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