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내가 정말 미치도록 싫어질 때- 강지은)
무기력하게 있던 날들 중 도서관에서 한 책을 꺼내 읽었다. 제목이 딱 나를 위한 책인 것만 같이 느껴졌다. 책 표지 가운데에 있는 키워드들 열등감, 소심함, 분노, 두려움, 불행감, 무기력, 냉소, 폭력 중 해당하는 것들이 몇 개 있었다. 책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말해주자면, 여러종류의 결핍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상담을 받기위해 들어온다. 그들은 자신이 그 당시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지금 왜 이렇게 힘들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를 상담사와 함께 찾아나간다. 마치 퍼즐같다. 살아온 삶과 일어난 일에 대한 행동에 답이 다 숨어있었다. 부모로부터 받지 못한 사랑은 나중에 연인과 있을 때 결핍을 충족하기 위한 행동으로 나오게 되었고, 주변에서 들려오는 자신의 자존감을 깎아내리는 말들은 결국에 열등감과 자존감 하락을 가져오게 되었다. 자기자신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된 상담 대상자들은 깨달음의 눈물을 흘리며 마치 안개가 걷히고 하늘이 맑아지는 듯한 가벼워진 기분으로 상담실을 떠난다. 책을 읽으면서 공감되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 우울할때는 상담이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이것만은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는 이유가 스스로 자신의 얘기를 꺼내면서 뭔가 스스로 이미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되기 때문이다.
수학문제를 풀다가 안 풀려서 가르쳐달라고 하기전에 문제를 다시 읽었더니 풀리는 경우가 있다. 그때는 내가 놓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말을 하다보면 내가 놓친 부분이 보이는 때가 있다. 계속 자신의 얘기를 풀어나가며 상담을 하다보면 적어도 자기자신에 대한 박사가 되고, 나중에는 타인의 속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여유있는 사람이 된다. 우리는 모두 한 편의 드라마 주인공들이다. 각자 아픔의 크기는 모두 100이다. 누가 더 힘들고 고통스러운지 점수로 따질 필요가 없다. 주관적이기도 하거니와, 각자 다 다르게 태어나고 다른 환경에 있었는데 체감하는 정도도 다르기 때문이다. 아픔을 극복해내는 걸 포기하고 스스로를 놓아버린채로 계속 끝까지 산다면 우리는 드라마의 새로운 장면을 연출해내지 못한다. 발단 절정 위기 결말의 부분을 밟아야 하는데 말이다. 극복해내는 데에서 카타르시스가 느껴지고 새로워진 내 자신을 보며 나는 비로소 내 얘기의 구성을 다채롭게 하게 된다. 우리 모두의 삶과 고통은 작품이기 때문에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쓸모없는 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