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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리메이쩡 Oct 02. 2024

대치동 시크릿 자녀 교육법

[서평] 내 아이의 인생을 바꾸는 지름길 교육

조기교육, 영어 유치원, 입시...

나와는 아직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래, 우리 아이는 아직 7살인데 뭐..."


내가 아이의 학습을 위해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찍부터 유난 떨기 싫었다. 그리고 지금의 내 아이라면 분명 충분히 앞으로 다가올 과제들을 잘 헤쳐나가리라 생각했다.

그저 다시 못 올 지금의 시기를 웃고 놀며 인생의 시름을 조금은 유예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사실 유난 떨고 싶지 않은 마음 한편에 애써 꺼내지 않은 걱정도 있었다. 막상 내 아이의 미래를 위해 엄마로서 어떻게 마음먹고 준비하면 좋을까 떠올리니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 이래서 주변 환경이 중요하다고 했던가.

주변 누구도 이와 관련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없다.

그래서 전혀 이상하지도 않다.


우리는 막연히 대치동을 떠올리면 사교육, 극성 엄마, 경쟁 등등 무거운 단어와 분위기가 떠오른다. 사실 그렇게까지 할 수 없는 환경에 있지만 마음속으로 나는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다며 나름의 자존심으로 관심 없는 척했다.

하지만 나도 엄마이기에 우리 아이가 사회에서 인정받는 자리에 서길 왜 원하지 않겠는가.

순간 그들이 사는 세계, 그들만의 비밀이 궁금해졌다.


대충 예상은 했지만 저자의 글로 접한 대치동은 마치 다른 세계 같았다. 엄마라는 공통분모만 제외하면 아이의 장래를 위한 시선과 행동은 무척이나 낯설었다. 내 아이가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은 같지만 이를 위한 행동은 전혀 달랐 것이다.


대치동 학원가는 그야말로 정보의 전쟁이다.

좋은 것일수록 나눠야 배가 된다는 정설은 그곳에서는 통하지 않는 것 같다. 각자의 상황이 다르고 또 성적에 예민하다 보니 말을 하고 옮기는 모든 행동이 조심스럽다.


이 책을 통해 대치동 학원가의 환경을 간접 체험할 수 있었지만 내가 제일 크게 와닿는 부분은 따로 있었다.

바로 아이의 전인적 성장을 위한 엄마의 노력이다.


나만 바라보며 하루에도 수십 번 뽀뽀를 해주던 내 아이가 어느덧 친구들을 더 좋아하고 이내 사춘기가 찾아오면서 성인으로서의 준를 해가는 과정.

그 길에 나는 어디에 어떻게 서있어야 할까. 

중요한 순간의 결정에 엄마로서 어느 정도 개입 해야 할까.

아직 오지 않은 미래지만 저자의 경험을 통해 내 아이의 성장과 그 곁의 내 모습을 간접적으로 그려볼 수 있었다.


대치동 엄마들의 삶과 같지는 않겠지만 아이가 원할 때 혹은 부족할 때 결핍 느끼게 해주고 싶지 않다. 

이를 위해 엄마로서 계속해서 공부하고 또 보이지 않게 돕는 노력도 필요한 것 같다.


특히 저자의 에필로그에서 엄마의 인생 언급한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그저 해바라기처럼 아이만 남편만 돌보느라 자신을 잃어버리면 안 된다는 것. 오히려 이런 태도가 아이의 앞길을 망칠 수 있다는 것을 정신분석학자 에리히 프롬의 언어를 빌어 이야기한다. 자녀에게 모든 희생을 하려는 엄마의 태도가 오히려 아이를 더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수 있으며 자칫 엄마의 수고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이기적인 아이로 만들 수도 있다고 말이다.


순간 정신이 번쩍 뜨였다.

내가 주는 100프로의 사랑이 아이에게 온전히 여과되어 100보다 더한 시너지를 준다고 생각했던 내게 이제 다르게 생각해 볼 여지가 생긴 것이다.


나의 남은 인생도 아직 길 것인데 하물며 아이의 남은 인생은 얼마나 길겠는가. 평생 아이를 대신해 노를 저어줄 순 없어도 자신의 속도대로 노를 저을 수 있는 방법일러주고 싶었다.


아이를 내 인생을 더 빛나게 해 줄 전유물이 아닌

나보다 더 찬란한 인생을 살았으면 하는 독립된 개체로서 바라보고 이를 늘 존중하고 인정하는 엄마가 되어보자 하고 조용히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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