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컴뱃
파이터들의 세계는 험난하다.
그곳에선 주먹질과 발길질이 스포츠요, 예술이라 하던가.
더하여, 난타로 얼룩진 피. 경기 종료 후 피 묻은 서로의 몸을 끌어안고 토닥이는 세계를 나는 알지 못한다.
물론 그 세계는 규칙과 스포츠 정신이 있기에 가능할 게다.
이 사진을 보라.
천재 고등학생. 그의 링네임, 쇼타임.
쇼타임? 보면 안다. 말 그대로 "쇼타임."
주위 선수들의 표정을 보라.
저들의 상기된 얼굴과 터져 나오는 함성은 나의 것과 다르지 않다.
다른 게 있다면, 나는 집에서 그랬다는 것. 그 점이 눈치 보이긴 하다만.
사나운 패기와 미친 경기력을 갖춘 고등학생을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훈장 자랑하는 늙은 군인 저리 가라, 이 말씀.
중량감이 전혀 없는 몸놀림으로 상대의 공격을 피하는 장면을 본 적 있는가?
그러면서도 킥과 펀치에는 무게가 한가득 실리는 몸놀림을?
중학교 때 응원했던 프로게이머 떠나고, 쇼타임이 왔다.
뛰는 가슴 부여잡고 썼다.
이제 그만 쓰고 한 번 더 보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