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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몬 Aug 28. 2023

트와이스 쯔위가 욕먹을 수밖에 없는 이유

감히?!!!

앞선 이야기


중국에서 10년 넘게 있으면서 특정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잘못했다가 언쟁이 일어나는 몇 가지가 있었다.


정치 이야기, 역사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그중 가장 민감한 것이 대만, 홍콩 같은 영토의 이야기였다.

이 이야기만 나오면 사람이 갑자기 태도가 돌변한다.


직접 겪은 이야기들을 해보겠다.


몽골.

중국 회사에 입사하여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점심식사를 타 부서 직원들과 하는 자리에 부사장님 통역으로 갔었다. 부사장님이 칭기즈칸 이야기를 하고 계셨고 그에 대해 몽골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했는데 갑자기 한 직원이 눈빛이 변하더니


몽골은 중국의 것이다.(蒙古是中国的)


라고 했다.

중국 북방에 내몽고(内蒙古)는 중국 땅이 맞지만 몽골은 중국 영토가 아닌 '몽골'이라는 국가로 분리되어 있다. 그런데 갑자기 통역하는 나한테 그런 이야기를 해왔다.


분홍색이 몽골, 빨간색이 내몽고


역사적으로 보면 '한족'이 중국을 다스렸던 시기는 청나라 시대 전까지 약 20개 왕조 중 주나라, 한나라, 송나라, 명나라 4개의 왕조 밖에 없다. (나도 찾아봄)


다른 왕조들을 본다면

상나라 - 동이족

진나라 - 서융족

수/당나라 -선비족

요나라 - 거란족

금나라 - 여진족

서하 - 티베트 탕구트족

원나라 - 몽골족

청나라 - 여진족/만주족


심지어 중국인 친구에 말을 빌리자면 현재 우리가 주로 배우는 푸통화(普通话, 보통화)마저 한족의 언어가 아니라고 할 정도다.


당시 '몽골이 중국의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던 직원의 말에 내가 통역을 하고 있었는지라 그냥 넘겼는데 지금 생각해도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가 잘못 이해를 한 것인지 내가 잘못 통역을 한 것인지 아직 의문이다.




홍콩과 대만

이 부분은 정말 너무나 민감한 문제다. 나도 몇 번이나 이 문제로 다툴 뻔했던 적이 있어 절대 꺼내지 않는다.


파란 글씨가 홍콩, 분홍 글씨가 대만


우선 홍콩을 보자면 홍콩의 경우 중국 땅이 확실하다.

아편 판매를 금지하던 중국 정부를 상대로 영국이 아편을 팔게 해달라고 떼를 썼지만 금지령이 내리자 전쟁을 일으켰고 그 아편전쟁에서 패배한 중국으로부터 영국이 홍콩 땅 일부 지역을 조차(租借) 한 것이고 이를 1997년에 돌려받은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오랜 시기를 전혀 다른 체제 아래에 살았다 보니 홍콩인들은 중국 대륙인과 같은 핏줄이지만 전혀 다른 사고방식, 교육, 문화를 가지게 되어버린 것이다. 우리로 치면 북한의 공산주의 체제 아래 산 사람과 한국의 민주주의 체제 아래 산 사람의 사상과 생각이 다른 것과 같다. 홍콩은 영국의 지배 아래 수많은 경제성장을 이루고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홍콩 영화배우들이 엄청난 인기를 끌 정도였지만 당시의 중국은 '못 사는 나라'로 인식되는 시기였다.


영화 '첨밀밀'에 보면 대륙에서 온 여성이 홍콩인인 척한다거나 '대륙 촌놈'이라고 하는 걸 보면 그 시기 중국 대륙인과 홍콩인들 사이의 괴리감을 엿볼 수 있다. (여주인공은 자신이 대륙 출신인걸 숨기고 홍콩인인 척한다.)


영화 '첨밀밀'에 한 장면


대만은 어떨까?

대만은 좀 더 복잡하다 싶다. 원래는 대만섬에 원주민이 살았고 명나라 말기, 정성공 일가가 잠깐 통치하기도 했으며 청나라 시기에 군사적 이유로 이용되기도 했으나 그다지 큰 관심을 두지는 않았다고 한다. 중국 본토의 사람들이 대만섬으로 건너가 정착하게 되면서 '한족화'가 되기 시작했고 훗날 청일전쟁에 패배하여 일본에 편입되었고 1945년 패망할 때까지 일본이 대만을 통치했다. 마오쩌둥이 이끄는 공산당과 장개석이 이끄는 국민당의 전쟁에서 국민당이 패하자 장개석이 대만섬으로 가게 되고 뿌리를 내리면서 하나의 정부가 세워졌고 지금의 대만(타이완)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 비유하면 대한민국과 북한의 관계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우리는 북한의 인민들을 한민족이라고 이야기하지만 북한을 '한국의 것', '대한민국의 땅'이라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역사적으로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지만 6.25 전쟁으로 분단된 국가라고 생각하지 한국 것이라고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마치 북한이 대한민국을 '한국은 북한의 것이다!!'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다.


중국은 어쨌든 이 대만을 '하나의 중국'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로 인해 대만 내부적으로도 많은 갈등이 있고 서방국가들까지 합세하여 정치적인 문제가 되고 있으며 한때 '전쟁'이라는 단어가 언급되기도 했었다. (3차 대전이 일어나면 대만을 중심으로 발발할 거라는 이야기가...)


그렇다면 이 문제를 대만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에 대해 몇 가지 전해 들었던 이야기가 있다.


한국의 어느 대학에서 해외 유학생들이 같이 수업을 하고 있었는데 선생님이


중국인 손 드세요~


라고 하니 대륙에서 온 중국인들이 모두 손을 들었다고 한다.

그 교실엔 대만에서 온 유학생도 있었는데 대륙에서 온 중국인들이 대만에서 온 이들을 보며(째려보며)


너네는 중국인이면서 왜 손 안 들어?


이에 대만인들은


우리는 대만에서 왔는데?

라고 했다.


다른 예로 대만에서 온 사람들에게


중국인이세요? (Are you Chinese?)


라고 물으면


아니요, 대만인입니다. (I'm Taiwanese)


라고 한다.


우리에게


북한 사람이에요?


라고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할까?

실제로 서양인들은 South Korea냐 North Korea냐를 물어보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우리는 당연히 '한국인'이라고 할 것이다.


한때 걸그룹의 트와이스 '쯔위'가 대만 국기를 들고 있는 것에 대해 중국에서 난리가 난 적이 있다.

쯔위는 어릴 때부터 대만에서 자랐고 자신의 국가를 '대만'이라고 배웠을 것이며 대만 국기를 드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기에 대만 국기를 들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중국 대륙에서는 난리가 났다.

"감히 오성홍기를 안 들고 대만 국기를 들어??"


한국인이 해외에 나가서 태극기를 들고 있는데 북한에서 '왜 인공기를 안 들고 태극기를 들고 있는 거냐!!'라고 했다고 생각해 보라. 거기에 쯔위와 소속사는 사과문까지 올려야 했다. (자기 나라 국기를 든 것뿐인데...) 대만과 중국 문제가 민감한 가운데 쯔위는 어쩌면 이런 역사적, 정치적 싸움에 희생양이 되어버린 상황이 됐다고 생각한다.


만약 중국인이 이 글을 본다면 분명 반발할 것이다.

내가 10년 이상 중국에 살았고 역사적인 사실이나 여러가지를 근거해 보았을 때 홍콩은 분명 중국의 것이 맞지만 대만이 중국의 것이다라고 하는 것은 북한이 한국을 북한의 것이다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중국에 가서는 입 다물고 있어야 한다...(쉿)




다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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