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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럽키진 Dec 22. 2022

첫날밤에 평생 지키자며 한 약속!

부부사랑을 유지하는 비결


 언니만 여섯인 막내로 태어나 수없이 들었던 "남자는 이런다더라" 이야기.

결혼 전, 얼마나 들었을까 상상이 될 것이다. 첫째부터 여섯째까지 모두 결혼을 한 상태라 형부만 여섯이다.

남자들이랑 성격이 더 잘 맞기도 하지만, 아버지로부터 못 받은 사랑을 남자친구에게 받아 채우려 했다.

특히, 사랑에 관심이 많아 (결핍이 심해서겠지만) 결혼 전 설레던 남녀 사이가 결혼을 하고 거의 3년 차가 되면 그냥 아무런 느낌 없는 가족이 되어버린다는 현실적인 이야기가 마음에 걸렸다. 사랑이 없다면 함께 살아가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강했고, 평생 무덤덤하게 살아갈 자신이 없었다. 1년 2년 3년... 살다 보면 설렘은커녕 뻔한 일상이 되겠지. 너무 잘 알다 보니 새로울 것도 없겠지. 익숙해진다는 것이 정말 무서웠다. 가장 듣기 싫은 말은 "부부는 정으로 사는 거야" "사랑도 한때지" "죽고 못 사는 기간이 얼마나 되겠니"... 이런 비슷한 말들이었다. 



 그러나, 나의 특기가 무엇인가. 다른 사람들이 뻔히 말하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다르게 살고 싶었다. 사람들이 말하겠지. 누구는 그렇게 살고 싶겠냐고. 그게 순리라고. 어쩔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지만 방법이 없으니 어쩌겠냐고.


결혼 전, 다짐을 하고 별 생각이 없던 남편이 될 남자에게도 받아내었다. 우린 그러지 말자고. 평범한 부부들이 하는 그 익숙함에 찌들어 저지르는 '정'이라는 포장에 쌓인 그럴듯한 말에 넘어가지 말자고. 조금이라도 설렘이 없다면 헤어지는 한이 있어도 그냥 무덤덤한 감정으로 살 수는 없다고.






 부부가 의무적으로 지켜야 할 선을 딱딱 지키면서 일상을 무미건조하게 살지 말자. 어떻게 하면 알콩달콩 십 년 이십 년 사는 때까지 재미있게 사랑하며 살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것은 부모님의 영향이 클 것이다. 그저 행복하고 사이좋은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랐더라면 이런 간절함은 없었겠지. 이런 기특한 고민을 하고 있으니 부모님께 감사해야 하나? 어쨌든 결혼해서 지내는 이후의 삶은 제대로 행복하고 싶었다.



 한 가지 이것만은 지켜주길 약속했다. 하루 뽀뽀 아홉 번! 결혼 16년 차, 아직도 서로 사랑하고 자주 가끔 설레는 비결이 아닐까 한다. 세 아이 어릴 때는 육아에 지쳐 사랑을 줄게, 사랑을 달라할 에너지도 시간도 없이 정신없이 보낼 때도 있었지만, 뽀뽀만큼은 거의 지켜졌다. 뽀뽀 그것도 아홉 번이라. 아침에 일어나 세 번, 퇴근할 때 세 번, 잘 때 세 번. 한 번은 성의 없고 세 번은 해야 사랑이 전달될 것이라 생각했다. 유치하다 할 수 있지만, 우리의 사랑을 유지할 수 있는 고마운 뽀뽀다. 물론 다투는 날에는 지켜지지 않을 때도 있다.  미운데 뽀뽀가 어찌 되겠냐만 이 핑계로 더 빨리 화해가 되기도 한다. 



 요즘 바삐 지내다 보면 뽀뽀 세 번 하기도 버거울 때가 있다. 그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이다. 이것저것 정신이 팔려있다 보면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기도 한다. 그러면 누구라도 먼저 챙긴다. 안 하면 은근 서운하기도 한다. 스킨십은 사랑이다. 싫은 사람과는 눈도 마주치기 싫고, 손가락 스치는 것도 끔찍하지 않은가. 이것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연기자가 아닌 이상 좋은 시그널이 아닐까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첫날밤에 이 약속을 한 것이 스스로 대견하고 사랑스럽다. 현재까지 지켜지고 있다는 것도 신기하고 고마운 일이다. 물론 남편이 잘하고 있으니 이뻐서기도 하겠지만. 미울 때도 사실 많다. 그래도 오래가지 않는다. 신혼을 시작하던 아니면 지금 결혼 십 년 차나 이십 년 차인 부부도 둘만의 약속 하나를 정해서 꾸준히 해오면 좋을 것 같다. 



 서로를 사랑하기 위한 노력을 평생 한다는 것은 결혼 생활에 살짝 긴장감을 주면서 설렘이 있어서 좋다. 삐그덕 거리면서 하나씩 맞춰가고 힘들고 지친 부분도 많긴 하지만, 그래도 사랑으로 이겨내는 하루하루를 살고 있음에 감사한다. 매력은 역시 새로움에서 나온다. 상대가 나를 모두 꿰뚫게 두지 말고 변화하고 반전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면 좋다. 무언가를 배우고 시도하는 데서 오는 신선함과 열정도 좋고, 이럴 것이다는 예상을 뛰어넘는 뜻밖의 변신도 좋다. 상대가 좋아하는 취향으로 가끔은 바꿔보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다. 물론 사랑을 바탕으로 서로 노력한다는 전제하에 가능하겠지만, 먼저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냥 불만에 싸여 지내는 것보다 훨씬 삶이 유쾌해지니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어쨌든 거두절미 행복하고자 결혼하고 살고 있는 것. 그러면 행복하기 위한 삶을 살자. 그렇게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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