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사진 나가요.
여기가 어디일까요?
일단 9 가족을 모시고 해외로 당일치기는 아닙니다...
저도 제정신이니,, ㅎㅎㅎ
근데 이 경치, 정말 정말 해외 부럽지 않았단 말이에요!!
대가족 이동
토요일 정기 독서모임 끝나니, 시간이 5시 넘었다.
남자친구가 느닷없이 본가(춘천)로 가겠냐고 물었다.
솔직히 그렇게 가고 싶은 건 아니다.
이유는:
지금 그쪽에는 남자친구네 큰 이모 부부, 둘째 이모 부부, 부모님, 작은 이모,
이렇게 어르신 7분이 계시다. ㅎㄷㄷ...
계속 듣자 하니 남자친구가 많이 가고 싶은 듯하다.
그래서 일단 동행하기로 했다.
(너무 착하게 살면 힘든 법)
저녁을 같이 먹고, 이런저런 얘기하다 보니,
주중 내내 어르신들이 어디 멀리 놀러 가지 못하고
근처에만 돌아다닌 것이 많이 아쉬운 모양이셨다.
(남친 아버님이 건강상의 이유로 운전을 오래 하지 못 하심)
그래서 이튿날 결성된 급작스런 나름 '먼'곳 여행기.
목적지는 속초였다.
여기 마치 스위스
너무 많이 걷지 않고 좋은 경험 할 수 있는 곳이 어딜까?
고민하다 생각난 게 케이블카다.
그리고 설악산.
(일요일이고 날씨가 엄청 좋았던 날이라, 사람이 아주 많았음.
케이블카 대기 1시간 했다.
5분에 한 번씩 최대정원 50명짜리 케이블카인데도 말이다...)
겨울의 설악산은 처음이다.
우와... 흠...
솔직히 좀 감동이다.
날씨까지 청명하니, 어디서 셔터를 눌러도 그냥 작품이다.
그리고 아시죠?
아주머니 4분이나 모였으니,
이 눈이 부시도록 멋진 풍경에 서로 또 같이 사진 한 800장은 찍으신 듯하셨다. ㅎㅎ
그리고 나도 '스위스'를 배경으로 '인생샷' 한 장 건졌구요.
남자친구는 이상한 누사람에게 이상한 눈썹을 붙여줬다.
동해바다
남자친구랑 잘 돌아다니다 보니 바다도 꾀 자주 본다.
근데 바다는 역시 서해보다는 동해다.
'자, 이제부터 자유로 둘러보세요!'
어르신들께 통보하고는 나를 데리고 옆에 카페로 들어갔다.
해 질 녘이 되니 날씨가 좀 쌀쌀하기도 했고
신발에 모래 먹이는 것보다
남친이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어 했다.
근데 카페에서 본 바다뷰도 끝내줬다!
여행의 마무리는 또 맛있는 것.
중간중간 휴게소에서 또 케이블카 대기하면서 이것저것 계속 먹었다.
6시즘 해도 졌고, 이젠 돌아가야 하는데 배가 고프지 않아 일단 춘천으로 출발.
그리고 1시간 40분 뒤 도착한 춘천 유명 단골 한우집.
항상 사람이 많지만, 자리도 많아서 보통 대기는 거의 하지 않았다.
9명이지만 각자 만족스럽게 드신 한우.
그만큼 비싼 저녁이었겠지만 말이다. ㅋㅋ
어려운데 쉬운 일
솔직히 9명이서 같이 이동하는 것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결혼 전인 남자친구의 가족들과 말이다.
특히 요즘 사회에 결혼 후에도 별로 얼굴을 보고 싶지 않은 것이 양가 가족인데
아직 결혼 전인 제가 하루 종일 운전을 해가며
이 많은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일은
진심으로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근데 인간은 감정적인 동물이잖아요.
저 또한 사리분별을 잘하는 편인데,
기꺼이 내가 이런 노력을 하게 되는 이유가 있다.
이번 여행 끝에, 어르신들이
오늘 너무 즐거웠고 행복했다.
덕분이다. 너무 고맙다.
라는 말들을 우리가 서울로 떠날 때까지 하셨다.
그리고 그 말씀들은 진심이었다.
오늘 하루 즐겁고 행복해 보이셨기 때문이다.
그리고 평소에도 자주 본가로 오는 편인데,
남친의 부모님은 항상 예뻐해 주셨고, 경우가 있으셨다.
또 나의 부모님이 한국에 계신다면,
남자친구 역시 기꺼이 이보다 더 해주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그래서 힘들어도 괜찮다.
가족들이 단란하게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