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곽나영 Apr 24. 2023

여행예찬


나에게 여행은 일상적인 현실에서 벗어나 머리를 쉬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국내여행보다는 해외여행을 선호한다. 비용은 더 들지만 국내여행은 해야 할 일들이 머릿속에 자리 잡고 앉아서 같이 다닌다. 머리 구석에 밀쳐놓은 일감들이 문자 하나에 머릿속을 헤집고 나와서 여행을 망치거나 몰두하지는 못하게 한다.


하지만 멀리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가면 당장 무슨 일이 생겨도 내가 달려갈 수 없는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있다는 격리감에 일과 나는 분리가 된다. 어떤 일감도 내 머릿속에 자리 잡지 못한다.  참 신기하다. 그래서 여행이 자유롭고 편안하다.



새로운 곳을 더 보고 싶어 하는 호기심과 열정은 몸의 텐션을 끌어올려 몇 시간을 걸어 다녀도 그렇게 피곤하지 않다. 매번 새로운 경치와 감탄은 잠시의 휴식도 아까워한다. 사진을 찍고 기록을 남겨가며 다니다 보면  하루에 이만 보 정도는 수월하다. 며칠간의 여행이 끝나고 나면 체력이 훨씬 좋아져서 돌아온다. 나의 몸과 마음은 일을 할 수 있는 에너지로 가득 찬다.  




새롭고 맛있는 음식은 마음의 위로가 된다. 자유롭고 편안한 상태에서 먹는 음식의 맛은 한층 더 맛있다.  혀의 미각이 만족되면 마음도 만족하고 몸과 마음이 치료된다. 음식은 오감으로 먹는다. 자유롭고 신나는 환경에서 낯선 음식의 향이 주는 전감각적 체험은 허전한 나의 마음을 위로하고 따뜻하게 한다. 그래서 나는 여행을 하고 나면 항상 살이 일이 킬로 더 쪄있다.




새로운 경험은 지적인 네트워크를 확장시켜 사물에 대한 이해를 넓힌다. 텔레비전에서 내가 보고 밟고 맛보았던 풍경이나 장소나 음식이나 사람들이 나오면 감정이입이도 잘되고 이미 가본 곳에 대한 익숙함에 더 쉽게 이해한다. 직접경험을 통한 경험의 재구성은 독서와 같은 간접경험을 통한 것보다 훨씬 더 강렬하고 오래가고 풍부하게 자신만의 지식으로 재창조될 수 있다. 여행을 거듭할수록 나는 세상을 더 이해하고 용납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생긴다. 자라나는 사랑의 크기만큼 나는 성장하고 완성되어 가는 것이 아닐까



나는 항상 다음날의 소풍을 기다리던 초등학생의 마음으로 잠자리에 든다.

다음여행을 기대하며 계획하며 지난날의 여행을 돌아보며 해석하며 행복해한다.

나의 하루하루는 과거와 미래의 여행과 연결되어 있고 그래서 현재는 항상 행복하다.

작가의 이전글 샤넬백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